예수님의 나눔과 섬김의 하나님나라운동은 가난의 현실을 넘어 창조자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의 품에 안기는 것이다. 예수님은 죄인들과 함께 공동체의 삶을 살면서, 부자들에게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라고 촉구했다.
예수님은 “부자들이 간난한 자들과 재산을 나눌 때, 비로써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고,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수님운동은 수탈과 지배의 현실을 거부하고, 역사의 현장에서 서로 나눔으로써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참된 화해를 이루고 가난을 헤쳐 나갔다.
나눔과 섬김은 가난한 자들끼리의 나눔이다. 그것은 가난한 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알고, 서로 나누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담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높고, 빗장이 무겁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가난한 자들의 마음과 삶이 더 열려 있다. 나누는 삶이 체질화 되어 있다. 왜냐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밥이 바로 생명이기 때문이다. 남는 식량이 있으면서도, 굶는 사람을 외면하는 것은 살인하는 범죄행위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서울역에서 노숙자들의 모습을 보면 그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모든 사람들이 노숙자들에게서 냄새가 난다며 피해가지만, 이들은 빵 한쪽이라도 함께 나누며, 기쁨이 넘친다. 과거 좋은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 서로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완행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먹을 것을 함께하는 모습을 기억한다. 지금은 이같은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다. 완행 3등열차도 없어졌다.
예수님의 나눔은 가난한 사람들만의 나눔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님이 정당한 몫을 찾기 위한 투쟁이다. 이 투쟁을 통해 가난한 자들과 부자들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의해 주어진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가진 자들의 모습을 보라, 일을 시키고 임금을 주지 않아 슬피 우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는가 하면, 코리아에 대한 꿈을 가지고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들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라.
예수님께서 말하는 섬김은 타인을 위한 삶이다. 섬김에는 투쟁적인 요소가 있다. 섬김은 가난한 자들을 위한 섬김을 가로막는 것과의 투쟁이다. 가난한 자들을 위한 섬김은 그들의 삶속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들의 멍에를 깨고 그들의 사슬을 끊는 것이다. 이런 섬김을 저지하는 세력과 싸우는 것이 바로 섬김의 행위이며, 예수님께서 말하는 섬김이다. 그리고 하나님나라운동이다.
박재순 박사는 자신의 저서 <예수운동과 밥상공동체>(1988년, 도서출찬 천지)에서 가난한 자들의 몸부림과 절규는 알게 모르게 하나님의 창조의도와 창조목적을 실현하는 일과 같다고 했다.
예수님의 운동이 그랬듯이 오늘날 가난한 자들도 자기들 끼리만의 나눔으로 그치지 말고, 그들이 빼앗긴 것, 지금 빼앗기고 있는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가난한 자들의 힘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은 기도가 되었던 용기를 복돋아 주던 어떠한 모습으로든지 도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하나님나라운동이다.
가난한 자들의 힘은 개인주의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좌절과 체념으로부터 벗어나 서로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데서 나타난다. 그 현실의 질곡을 깨뜨리고 생명과 힘의 원천인 하나님에게 가까이 갈수록 가난한 자들의 힘은 풍부해지고, 강해진다. 나눔과 섬김의 삶이 이루어지는데서, 불의한 체제를 부수려고 몸부림 치는데서 하나님의 나라는 실현된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