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형 진 목사

날씨가 부쩍 추워지면서 소외된 이웃들의 겨울나기가 걱정이다. 사랑의 종교인 기독교가 과연 소외된 이웃을 위해 어떤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지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때다. 게다가 12월에는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성탄절도 있고, 연말연시도 다가오고 있다. 그리스도인을 자처하는 우리가 섬김과 희생을 곱씹어야 하는 계절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헐벗고 가난한 모습으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다. 말구유에 몸을 뉘인 채,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오셨다. 예수님께서는 돈과 권력, 명예를 쫓지 않고, 가난한 자, 과부, 고아, 문둥병자 등 소외되고 비천한 자들의 따뜻한 이웃이 되셨다. 우리도 예수님이 가신 길을 따라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 가야 할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온정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이 너무나 많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이 허다하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고자 하는 우리 기독교인들은 항상 주변 이웃들을 돌아보면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데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이웃사랑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연말연시나 성탄절을 맞아 형식적으로, 의례적으로 이벤트성 행사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봐야 한다. 단순히 물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전달해야 한다. 따뜻한 마음을 담아, 그 속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담아 전달해야 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1년에 한두 번 성탄절이나 연말연시에만 이런 행사를 할 것이 아니라, 1년 365일 꾸준하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런 지속적인 사랑의 실천이 부족하다. 이벤트적인 일회적인 이웃돕기행사를 지양하고, 꾸준한 이웃사랑을 실천해 갈 때 한국교회의 경쟁력이 커질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 6:1-4) 하셨다. 구제에 대한 가르침이다. 구제할 때는 즉 어려운 이웃을 도울 때는 외식하는 자들과 같이 자신을 드러내지 말고, 은밀히 하라는 가르침이다. 한국교회 안에는 이러한 말씀을 망각하고 외식하는 자들이 있다. 자신의 공적을 드러내는데 급급한 사람들이 있다.
오늘날 우리 기독교인들이 외식하는 자들처럼 우리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요란하게 겉으로 보여지는 행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한국교회는 선교 초기, 나눔과 섬김을 몸소 실천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말씀을 그대로 실천했다. 이러한 이웃사랑은 한국교회의 성장과 부흥의 밑거름이 됐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신앙의 선배들이 물려준 나눔과 섬김, 사랑의 실천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한국교회 위기의 목소리는 한국교회가 본래의 사명인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는 많은 예산을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 적어도 한국교회 예산의 10% 이상은 사회를 위해 사용돼야 한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개교회주의가 강한 한국교회는 이웃사랑 실천마저도 차별적으로 선을 긋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나눔과 섬김, 구제에 사용되는 예산이 적을 뿐만 아니라, 그 마저도 교회 안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인색한 한국교회, 이기적인 한국교회로 비쳐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선교 초기의 나눔과 섬김, 사랑의 실천을 회복할 때 한국교회의 실추된 위상과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이럴 때 한국교회 전도의 문도 열릴 것이다.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다. 사랑을 실천하고, 나눔과 섬김을 몸으로 행하는 종교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나눔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스스로 실천하고 느껴하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한다.

안산 새은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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