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헌 목사
한국교회는 350여개의 교단이 실존한다. 이것은 선교사들이 영미 교파주의를 이 땅에 그대로 이식시켜 놓은 결과물이다. 또 해방이후 교권주의자들과 교파주의자들에 의해서 분열에 분열을 거듭한 결과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야 한다는 주제는 분명하다.

문제는 갈등과 반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하나 될 수 있느냐(?)에 방점이 찍힌다. 그러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보수적인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이 통합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7개 교단 중심의 교단장회의도 가세했다. 또 교단장회의는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를 출범시켰다. 둘이 하나 되는 것이 아니라, 3개가 되었다.
한교총의 출범은 또 하나의 분열을 알리는 신호이며, 7개 교단이 주류로서 한국교회를 마음대로 주무르겠다는 의도가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모 일간지는 한국선교 130년 만에 이룬 쾌거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하나의 한국교회는 한마디로 묘연하다.

모 단체의 대표회장은 하나의 한국교회를 선언하면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까지 들먹거렸다. 가만히 있는 교회협을 들고 나온 것이다. 교회협과 한교연은 이 목사의 말에 대꾸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반박했다.

7개 교단 주도의 한교총 출범은,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질서를 무너트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뻔하다. 영미의 식민지신학과 이데올로기적인 신학, 그리고 지배자의 신학과 정통주의 신학을 고수하는 한국교회가 KNCC를 수용하고, 함께하겠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아니다. 모 일간지의 보도 내용과 같이, 한국선교 130년 만에 한국교회가 하나 되었다고 한 것은 한국개신교의 역사를 잘못 이해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한국개신교는 선교초기부터 1930년대 중반까지 ‘선교사공의회’라는 이름으로 교단간의 협력을 통해 단일 공과와 찬송가, 그리고 성경책을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일본제국주의가 망해갈 무렵 일제의 압력으로 ‘조선기독교연맹’이란 이름으로 하나 된 적이 있다.

이것마저도 해방이후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며, 반목의 연속이었다. 이웃교단과 이웃교회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교회의 분열은 당연한 결과였다. 영미의 교파주의를 그대로 한국에 이식시켜 놓은 한국개신교는 분열할 수밖에 없었으며, 장로교는 신사참배를 둘러싼 분열을 시작으로 자유주의 신학과 정통보수주의 신학의 충돌, WCC 가입을 둘러싼 논쟁 등으로 분열을 거듭했다.

한마디로 교권주의자과 교파주의자들에 의해서 교단이 연쇄적으로 분열되었다. 장로교는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면서, 현재 350여개의 교단이 실존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분열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일본제국주의 아래서 주류를 자처한 장로교단에 의해 주일학교 공과가 분열되었고, 찬송가도 주류교단인 장로교단이 독단적으로 편찬했다. 해방 후에도 찬송가가 분열되었고, 성경도 분열되었다. 여기에는 철저한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 이는 곧 ‘돈’을 ‘신’으로 만들어 버린 결과를 낳았다.

특히 한국개신교는 일본 식민지세력에 결탁해서 온갖 혜택을 누렸다. 불의한 세력과 결탁한 한국개신교는 민족과 교회를 향한 범죄행위였다. 이는 해방 후에도 계속되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불의한 세력을 위해 기도했고, 이들과 결탁해서 교회를 성장시켰다. 뿐만 아니라 개신교는 연합회라는 이름으로 군사독재정권과 불의한 정권을 위해 기도하는 하이에나와 같은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6.25 한국전쟁 당시, 일부 교회지도자들은 김일성을 위한 기도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범죄행위에 대한 역사적 반성 없이 한국교회는 하나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이웃교회와 이웃교단, 이웃단체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하나의 한국교회 기대할 수 없다.

강원도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 속초 성암교회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