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3.1운동의 정신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낼 수 있도록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한국교회 차원의 내실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기독교역사문화진흥원(가칭) 설립 등 기독교 문화유산 보존 적극 추진
천만 촛불 행진은 3.1정신의 재현…민족통합, 국민통합 의미 되새겨야

3.1운동 98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100주년을 향한 기념사업들이 교계 안팎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한국 근대사에 영향을 끼친 기독교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기독교역사문화진흥원(가칭)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독교 역사문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사실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포함한 한국교회가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에 교육과 사회문화적으로 지대한 공헌을 해 왔지만 이러한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감이 있다. 기독교의 3.1운동에 대한 활동과 역할이 저평가돼온 것이다.

기독교역사문화진흥원을 통해 자랑스러운 한국교회의 역사 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문화콘텐츠 사업을 병행함으로써 한국교회 교인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도 널리 알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단순히 감리교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각 연합기구와 교단들이 함께 하는 100주년 기념사업을 벌여 나갈 예정이다. 각 단체와 교단 대표들로 구성된 발기인과 이사진을 구성해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주요사업들은 △기독교역사문화에 대한 연구 및 문화재와 관련한 학술조사 연구 △기독교 문화의 보급과 선양을 위한 교육훈련 및 출판사업 △기독교 역사문화재의 발굴조사 △기독교문화재 보호운동의 전개 △기독교 역사문화재의 활용을 통한 관광자원화 사업 △국가 및 지자체, 한국교회가 위임·위탁하는 역사문화 사업의 수행 △기타 진흥원의 목적을 위해 필요한 사업 등이다.

특히 3.1운동 100주년인 2019년을 앞두고 역사적 의미를 알리는 기념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학술대회 및 전수조사 등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위원장 윤경로)와 YMCA(이사장 황진)는 오는 27일 서울YMCA 강당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토론회를 개최한다.

‘3.1운동 100주년, 한국기독교는 무엇을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토론회는 대한민국 국가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민권운동으로서의 3.1운동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될 예정이다.

1부에 해당하는 기념예배의 설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서문교회 손달익 목사가 맡았으며 2부 토론회의 기조발표는 교회협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 윤경로 위원장이 맡았다. 토론에는 최형묵 한신대 초빙교수, 장규식 중앙대 교수, 윤정란 서강대 종교연구소 연구원이 참여하며 홍승표 신앙과지성사 편집주간이 진행할 예정이다.

주최측은 “이번 토론회는 한국의 민권의식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떤 지점에서 계승되었고 어떤 지점에서 훼손되었는지를 되짚어보는 것을 통해 3.1운동의 정신이 세월호와 촛불로 상징되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며 “우리 사회에 3.1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기독교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목회포럼은 오는 3월 1일 동신교회에서 ‘제98주년 3.1절 기념예배와 정직운동 선포식’을 갖는다.

이번 기념예배를 단순히 3.1운동을 기념하는 예배가 아니라 3.1운동의 정신으로 오늘의 국난을 극복하고 선조들의 나라사랑과 민족정신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미래목회포럼은 “1919년 3.1운동 당시 기독교인은 전 국민의 1.5%밖에 되지 않았지만 3.1독립운동을 주도했다. 당시에 나라사랑 3.1운동이었다면 오늘의 나라사랑은 정직운동이다. 우리나라는 짧은 세월에 놀라운 발전을 이룬 나라이다. 경제적 풍요는 누리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가치들을 잃어버렸다. 정직한 국민, 정직한 정부, 정직한 사회가 되지 않고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한 “정직해야 신뢰가 생긴다. 이 신뢰야말로 국가발전의 동력이 되고 국가안보의 가장 확실한 담보가 된다. 신뢰가 없이는 엄청난 국가의 부를 허비하게 될 것이고 국민은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늘 우리 사회는 정직하면 손해를 본다는 사고가 만연해 있다. 이로 인해 세월호 사태와 오늘의 국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정직운동이 나라를 살리는 국민운동으로 펼쳐지기를 소원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태화빌딩 대강당에서는 3.1운동 100주년을 준비하기 위한 학술심포지엄도 개최됐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기독교대한감리회가 후원한 심포지엄은 기독교, 불교, 천도교 역사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3.1만세운동과 종교계’라는 주제로 3.1운동에 대해 발표했다.

이만열 박사(숙명여대)가 ‘3.1만세운동과 종교계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했고, 김승태 박사(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무단통치기 조선총독부의 종교정책과 한국 종교계의 동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이진구 박사(한국종교문화연구소)가 논찬했다.

조규태 박사(한성대)는 ‘3.1만세운동과 천도교’라는 주제로 발표했고, 성주현 박사(청암대)가 논찬했다. 김광식 박사(동국대)는 ‘3.1만세운동과 불교’라는 주제로 발표했고, 한상길 박사(동국대)가 논찬했다.

‘3.1만세운동과 기독교’에 대해서는 이덕주 박사(감신대)가 발표하고 장규식 박사(중앙대)가 논찬했으며, 좌장 윤경로 박사(한성대)가 종합토론했다.

주최측은 “올해는 3.1만세운동 98주년이 되는 해이다. 3.1만세운동은 남녀노소, 지역, 계층을 아울러 한민족을 하나로 녹여낸 용광로였다. 이때 3.1만세운동의 도화선 역할을 한 종교계는 독립운동의 일원화라는 원칙 아래 함께 대동단결하는 모습을 연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심포지엄은 민족통합, 국민통합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다. 국토가 남과 북으로 나뉘고, 다시 좌와 우로 갈리는 비극이 계속되는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서 국민통합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특히 해를 넘기며 진행되는 천만 촛불의 행진은 3.1정신의 재현이라는 맥락에서 우리에게 다가온다”며 “3.1만세운동 100주년을 내다보며 우리는 민족통합은 물론 그 너머 세계시민으로서의 화합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족화합기도후원회도 오는 3월 1일 삼성제일교회에서 ‘3.1절 민족화합기도회 제3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다.

주최측은 “각계각층 국민들의 분열된 마음을 민족화합기도를 통해 치유하고 화합하여 탄핵정국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국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교계 내에서 뿐만 아니라 교계 밖에서도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기념사업 준비가 한창이다.

서울시는 최근 ‘3·1운동 100주년 맞이 서울시 기념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독립운동 기념시설 조성, 시민참여 행사 및 교육, 독립유공자 예우 강화 등 3대 분야 총 17개 사업을 3년에 걸쳐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독립운동과 관련된 6대 역사문화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 안국역 항일 독립운동 테마역사, 독립운동가 추모 전시관 ‘만인보의 방’ 설치, 삼일대로 일대 ‘3.1운동 대표가로’, 딜쿠샤 복원, 남산 예장자락 일대 ‘역사 탐방로’ 등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은 시유지인 서대문구의회 자리에 지하 1층, 지상4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하는 방안을 놓고 국가보훈처와 지난해 7월부터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국가보훈처가 타당성용역 및 실시설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또 한용운, 여운형 등 독립운동가의 집터가 가깝고 인사동 등 관광명소가 밀집한 안국역을 ‘독립운동 테마역사’로 조성해 이르면 오는 8월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만인보의 방도 서울도서관 안에 조성된다. 고은 시인의 실제 서재를 그대로 옮겨놓은 전시공간이다. 시인의 작품 ‘만인보’에 수록된 김구 어머니 곽낙원과 이육사, 장준하 등 독립운동가들의 업적과 관련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3.1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이름 붙여진 ‘삼일대로'(종로~북촌) 일대를 3.1운동 대표길로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시민펀딩을 통한 보도블록 조성 등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안내표지판, 지도, 오디오가이드 등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기로 했다.

또 3·1운동 독립선언서, 제암리 학살사건 등을 외신으로 최초 보도한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가 살던 집인 딜쿠샤를 2019년까지 거주 당시 원형으로 복원해 역사기념관 및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딜쿠샤와 덕수궁 중명전, 구 러시아 공사관, 미국공사관, 프랑스공사관터 등을 연계한 도보관광 벨트도 조성한다.

남산 예장자락 일대는 일제 침탈의 역사를 알 수 있는 탐방로(남산국치의 길)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일대는 일제시대에 통감부, 노기마레스케 신사, 경선신사, 조선신궁 등이 있던 곳으로 이를 알리는 이정표, 조형물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기념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33인의 전문가를 ‘기념사업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해 자문을 요청하고 기념사업 전 과정에 참여, 활동하게 될 310인의 ‘시민위원회’를 오는 3월 공개모집할 예정이다.

기념사업 운영위원회에는 이종찬 우당장학회 회장, 조광 서울시편찬위원회 위원장 등 종교계, 학계, 문화계 저명인사와 3.1운동의 34번째 민족대표로서 국립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된 유일한 외국인인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 박사 등 한국의 독립에 앞장선 외국인 유공자들의 후손들이 참여한다.

교계에서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3.1운동의 정신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낼 기념사업을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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