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내 마음을 열어 너와 그를 받아드릴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나를 개방해 완전히 받아드릴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애기다. 그래서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불안한 사회라고 말한다. 어느 사회학자는 불신과 냉혹함, 양육강식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세의 지도하에 출애급한 이스라엘 민족은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가 오랫동안 머물자, 불안에 떨고 있었다.

이 때 이스라엘 민족은 모제의 형제인 아론에게 찾아가 신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아론은 금으로 만든 귀걸이와 팔지 등을 내 놓으라고 한다. 아론은 모아진 금으로 금송아지를 만들어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해 준 신이라고 말한다. 이스라엘 민족은 금송아지 앞에서 열광했다. 일순간 이스라엘 민족은 불안을 해소했다. 사람은 누구나 열광적일 때 잠시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오늘 한국교회의 교인들은 매우 열광적이다. 목회자들은 이를 영적이라고 말한다. 이 열광은 잠시 교인들에게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가 준다. 헌금도 분에 넘치도록 많이 한다. 이것을 은헤이며, 믿음이라고 한다. 이것이 믿음의 척도, 하나님나라의 척도가 됐다. 금송아지를 신아라고 말하며, 숭상하는 모습을 본 하나님은 진노하셨다. 하나님은 토라져 모세에게 이스라엘 민족을 몰살하라고 명령하신다.

그러나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용서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사랑의 하나님은 화를 풀고,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하셨다. 그렇다 하나님은 토라지셨다가도 화를 풀고 용서하시는 하나님이다. 모세는 분명 백성을 생각하는 지도자였다. 하지만 아론은 백성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이었다. 구약성서는 백성의 허물을 짊어질 수 있는 사람만이 지도자, 중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교육하고 있다.

지도자는 돈을 벌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목회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부자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하늘에서 이루신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기 위함이다. 그런데 오늘 교회에 가면, 목회자들로부터 “예수 믿고 부자되라”는 설교를 자주 듣는다. 이런 설교를 들어야 교인들은 열광한다. 모두가 부자 되려다가 보니, 교회도, 사회도, 국가도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오늘 우리사회는 비정규직을 비롯한 최저임금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지금의 예산으로는 비정규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부는 비정규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득권자들에게 가진 것을 내 놓으라고 호소해야 한다. 그런데 기득권자들을 비난했던 그들이 기득권자가 되면서, 그 말은 하지 못한다. 정해진 예산에서 문제를 풀려고 하다가 보니, 일은 꼬이고 꼬인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재물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고 했다. 문제는 그리스도인들이 소망을 하나님에게 두는 것이 아니라, 돈에게 둔다는 것이다. 부자가 되게 해 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한다. ‘신’의 자리를 ‘돈’으로 대치시켰다.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긴다. 이론 인해 교회와 사회는 ‘돈’이 압도하게 되었다. 모두가 아론을 따른다. 하나님께 부탁하면 들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국민 중에는 일본과 미국이 살려 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 철저하게 악용하는 친일 정치인들이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분노한다. 이것은 분단된 한민족의 비극이다. 구한말 수명을 다한 대한제국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럴 때 정부와 국민은 냉철하게 판단하고 대처해야 한다. 신실한 믿음으로 나라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해 보자. 문제는 영미교회의 영향을 받은 한국교회가 근본주의와 원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데 안타깝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