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식 목사
1984년 이후 개신교는 1천만명의 교인이 교회를 떠났다. 29년동안 한국교회의 교인 1천만명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종교을 갖지 않은 사람이 교인이 되었고, 불교 등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 분명한 것은 개신교의 교인들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는 것이며, 다수의 지식인들과 의식을 가진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불교, 천주교, 기독교에서 개종한 사람들 중 58,4%가 기독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천주는 9.6%, 불교는 32.8%였다. 한마디로 개신교인이 타종교로의 개종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회는 한때 1300만명의 교인을 자랑했다. 어느날 갑자기 1000만명, 800만명, 700만명이라고 하더니, 요즘은 500만명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 숫자는 숫자 부풀리기 경쟁을 벌여왔던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기독교가 선교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만은 분명하다. 사실 가난한 사람들을 향해 있었던 한국교회가, 부자들을 위한 종교로 변질되면서, 가난한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교회의 십자가 탑은 빛을 잃어 버린지 오래되었다. 또 소금의 맛도 잃어버렸다. 그럼에도 교회의 십자가 탑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으며, 바벨탑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교인들은 교회를 떠나기 시작했고, 국민들은 교회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교회가 세상을 버리면, 하나님은 교회를 버린다”는 하비 콕스의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종교인구 감소에 대해, 여가문화의 발달, 경제성장, 종교의 사회적 신뢰성 상실, 성직자들의 타락 등 종교의 외적인 문제만을 말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교인 이탈은 이러한 외적인 요인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없다. 불교인 또는 천주교인은 개신교인와 똑같은 상황에서 종교의 이탈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종교가 사회를 향해 있고, 민족과 함께 종교가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개신교인 교회이탈의 문제는 오히려 교회 내적 요인인 복음의 가르침과 종교개혁의 전통에서 이탈함으로써, 개신교의 정체성 상실과 사회적 신뢰성 상실이라는 결과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기독교인 스스로 기독교인이기를 포기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것은 교회가 교인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교인감소는 결국 마이너스 재정을 불러 왔고, 해외에 나가 있는 선교사들이 귀국의 길에 오르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교인들이 떠난 자리와 마이너스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교인쟁탈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사회적 지원을 끊으면서,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이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또한 한국교회 성장의 모토인 작은 교회들이 대형교회에 편입되는 현상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문을 닫는 교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 자본주의의 경쟁논리에 따른 교회성장, 승리주의 배후의 맘몬주의의 정체가 그대로 들어냈다.

마이너스 성장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 상황에서,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그 대안으로 한국 개신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한 종교개혁의 전통에 따라 늘 자기를 개혁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또 종말론적으로 다가오는 하나님나라를 이 세상에 건설하기 위해서 일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마디로 한국교회의 교인들은 하나님이 사랑하신 세상을 위해서 일해야지, 자신의 본질과 유지를 위해서 일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며, 잘못이라는 것이다.

한편 한국교회는 이 세상에서 인류의 평화와 구원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개신교는 그리스의 플라톤주의 계통에서 말하는 인간 영혼의 정화, 즉 개인구원만을 추구하는 종교단체가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하나님의 나라는 개별적인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 육신의 통전적 구원, 즉 세계 안에서 평화를 일구며,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 길만이 개신교의 왜곡된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 하나님의 나라를 펼칠 수 있다./예장 개혁정통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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