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초자 목사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마당에 한국교회 안에서도 차기 대통령 모시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하다. 각 단체와 교단에서는 연일 대선관련 토론회나 세미나를 통해 가슴 속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쏟아 내고 있다. 하지만 대선으로 인해 한국교회가 또다시 양분되는 모습은 차마 맘을 놓고 지켜만 볼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진보와 보수 계층은 한국교회 안에서도 선을 긋고, 자신들이 지지하는 대통령에 대한 속내를 만천하에 공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열리고 있는 각종 기도회에서는 이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보수진영이 기도회를 열면, 잇따라 진보진영도 기도회를 열고 있다. 겉으로는 한국교회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대통령이 나오길 바란다지만, 보다 구체적으로는 진보는 진보의 입장을, 보수는 보수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대통령이 선출되길 바라고 있다.

애시당초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한국교회의 울타리를 넘어서면 비판의 손가락질을 모면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비판은 위험한 수위를 넘나드는데, 정치권에 줄을 대기 위한 이들의 행위는 한국교회를 회생불가능한 집단으로 규정하게 조장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문제는 개인이 아닌 단체나 교단으로 넘어가면 성격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말과 행동에 책임이 뒤따른다. 자칫 도를 넘는 행동으로 인해 좋았던 이미지마저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단체와 교단은 대선을 앞두고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해야한다. 또 언변에 있어서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목회자로서 해야할 말과 하지 말아야할 말이 무엇인지 인지해야 한다.

12월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뽑는 것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또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임에 틀림없다. 한국교회는 한국교회만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아닌,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대변해주는 대통령이 선출되도록 기도해야 한다. 문막벧엘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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