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목사.
이병순 목사.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겸허히 동참하는 사순절. 말씀 묵상과 경건의 기도, 절제와 금식, 봉사와 구제, 전도 등 경건과 절제의 삶을 살아야할 기간이다. 하지만 사순절을 제대로 지키는 성도들은 얼마나 될까. 또 사순절을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제대로 아는 성도들은 얼마나 될까. 안타깝게도 사순절을 온전히 지키는 성도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사순절 기간에도 세속적인 즐거움에만 빠져 경건과 절제의 삶과는 선이 닿지 않는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 마저도 이 소중한 기간을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생겼다는 점이다. 따라서 각 교회에서는 성도들에게 사순절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설명해 주고, 이 소중한 절기를 온전히 지킬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

우리가 사순절을 지킴에 있어 가장 우선 되어야할 것은 말씀과 기도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단지 교회에서 기도회를 가지니까 자리만 채운다든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예배 생활만을 해서는 안 된다. 사순절 기간 개인의 안위만을 위한 것이 아닌, 지진으로 고통 받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들의 안녕,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 특별한 기도제목을 정해서 40일 동안 뜨겁게 기도해야 한다. 말씀 묵상에 있어서도 40일 동안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매일, 혹은 매 시간 목표를 정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교회에서는 성경 필사를 온 성도들이 함께 실시할 수 있도록 이끌고, 각 성도들이 쓴 성경 구절들을 하나로 묶어서 그 교회만의 성경필사본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별새벽기도를 통해 조금은 느슨해진 신앙을 더욱 굳건하게 다지고, 매일 가정예배를 통해 온 가족의 영성회복을 도모하는 것도 좋다.

아울러 사순절 기간만이라도 경건과 절제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대다수는 교회 안에서는 경건과 절제를 잘 지키지만, 가정으로 돌아가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한다. 하지만 교회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경건과 절제의 삶을 이어가야 한다. 경건과 절제는 특별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이다. 이 기간 매일 한 끼의 금식이나 절식을 하거나, 각종 TV나 넷플릭스, 유튜브 등 미디어 금식, 화려한 행사나 모임 참석 자제 등 가정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정해서 스스로 고난행군에 동참하는 것이다. 어떠한 것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몸소 체험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 기간 또 중요한 것은 바로 아낌없이 자신을 주셨던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아 우리 역시 소외된 이웃을 위해 아낌없는 나눔과 섬김, 헌신에 동참해야 한다. 꼭 거액의 돈이나 물질을 전해야만 나눔과 섬김이 아니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은 나눔 실천이야말로 이 기간 절실하다. 소외된 이웃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특히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한부모 가정 등 코로나로 인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한다. 앞서 하루 한 끼의 금식을 통해 그 비용을 모아서 소외된 이웃에게 건네고, 가능하다면 사회복지 시설 등을 방문해 봉사하거나, 골목길 청소, 헌혈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실천에 나서야 한다.

이 사순절 기간 우리는 주님 가신 길 따라 낮은 마음으로 한 걸음씩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기를 원합니다.”란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는 분열과 갈등의 오명을 씻고, 회개와 각성을 통해 화합과 일치된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상이 온갖 어려움으로 신음하고 있는데, 바르고 온전한 메시지를 전해야할 한국교회가 깨어지고 갈라져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좋지 못하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순절 기간 하나 됨의 본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분열 속에 신음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붕대를 감아주는 역할을 제대로 감당해야 한다.

예장합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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