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바울 목사.
김바울 목사.

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11:25)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노래한다. 예수 부활의 기쁨과 감동이 물결치는 부활절, 모든 죄악이 사라지고, 온 땅에 생명, 회복, 희망, 사랑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기 소망한다.

부활의 종소리가 온 천하에 울려, 분열과 갈등, 다툼이 사라지고, 화합과 일치, 하나 됨의 역사가 이뤄지길 기도한다. 오늘 우리 사회는 갖은 분열과 갈등으로 다툼이 지속되고 있다. 진보와 보수의 이념 논쟁은 여전하며, 남과 북뿐 아니라 동서의 갈등도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기성세대와 MZ세대의 간극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으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녀 갈등도 만만치 않다. 사측과 노동자와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며, 빈부의 격차도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수많은 갈등의 연속이다. 안타깝게도 누구보다 하나 된 모습을 보여야할 한국교회 역시 끊임없는 분열과 갈등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갈등이 지속될 경우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하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우리나라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서로 이해하고 감싸줘야 한다. 부활의 아침 우리나라가 다시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역사가 일어나길 소망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가 되어 섬김의 본이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

부활의 기쁨이 가득한 날 강도 만난 우리의 이웃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해주는 한국교회가 되길 소원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면서 우리 사회는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 특히 장기적 경기침체는 모두의 가슴에 멍에를 지게 만들었으며, 소외된 이웃들의 아픔은 상상을 초월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어버렸고, 그나마 있던 도움의 손길마저 끊긴지 오래다. 어디보다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았던 한국교회마저 존폐의 위기에 내몰리면서 우리 이웃들의 아픔에 크게 공감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누구보다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셔서 섬김을 보여주셨던 예수의 모습처럼, 한국교회도 낮은 자로서 나눔과 섬김에 온 힘을 쏟길 바란다. 부활의 아침, 소외된 이웃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버팀목이 되길 원한다. 아울러 여전히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규모 7.8의 강진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들, 뜨거운 화마로 일순간에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이재민들에게도 생명과 회복의 씨앗이 심어지길 희망한다. 그래서 그들이 아픔으로 인해 삶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로 삼길 꿈꿔본다.

부활의 기쁜 소식이 만천하에 울려 퍼지는 이 날 한국교회의 예배가 회복되고, 본질로 돌아가는 단초를 놓길 그려본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대사회적인 메시지를 제대로 내놓지 못한 채 오히려 사회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아왔다. 세속주의와 맘몬주의가 횡행해 예배당은 휘황찬란한데, 믿음의 공허함은 예배당을 울렸다. 연일 터져 나오는 교회의 각종 비리와 범죄 소식은 할말을 잃게 만들었고, 높은 권좌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들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고, 이제는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교회는 성경대로 돌아가야 한다. 더 이상 세상 것들을 탐하지 말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무너진 한국교회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오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되살릴 수 있는 해법이다. 부활의 아침, 한국교회가 다시 굳건히 일어서, 거꾸러트림을 받은 우리 사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길 간절히 소망한다. 우리 국민들이 신뢰하고 따르는 사랑의 종교로서 위기극복의 열쇠가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예장호헌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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