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 환 목사
김 명 환 목사

8월 8일이 무궁화의 날이라는 것에 대해서 국민 대부분은 모른다. 그러면서도 말로는 모두가 애국자라고 말한다. 그것은 진보, 보수 모두가 마찬가지이다. 모두 ‘애국’을 입에 달고 산다. 한마디로 모두가 ‘애국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특별한 날 모두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거리로 나와 흔들면서, ‘애국자’임을 자처한다. 애국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모두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궁화 꽃은 매우 아름답다. 우리 민족은 무궁화 꽃을 겨레의 꽃으로 받아들여 예부터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왔다. 무궁화 꽃을 하늘의 꽃으로 여기고, 귀하게 여겨 왔다. 고문헌에 따르면, 우리민족은 고조선 이전부터 무궁화 꽃을 하늘의 꽃으로 여기고, 사랑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꽃으로 생각하고, 아껴 왔다. 문제는 아름다운 꽃에는 벌레들이 많이 달려든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꽃에는 가시가 돋쳐 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무궁화 꽃에는 진디물이 그 어느 꽃보다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미에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시가 돋쳐 있다. 우리나라는 외세의 침략이 유난히 많았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먹을 것이 많아 노리는 자들이 많다고 한다. 이는 분명 무궁화 꽃에 벌레가 많이 끼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는 외풍이 많았다. 그럼에도 우리국민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잘 헤쳐 나왔다. 

무궁화 꽃도 벌레들이 많이 끼더라도 생명력이 강하다. 긴 겨울을 이겨낸 무궁화 꽃은 봄이 오면, 새싹을 돋아내고, 여름이 되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아름다운 무궁화 꽃은 그 어느 꽃보다도 정겹다. 이것이 바로 한민족의 근성이며 자존이다. 한민족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역경을 이겨내고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섰다. 수많은 중국의 침략, 임진왜란, 일제의 36년의 압박, 일본의 경제침략 등을 극복했다. 

이웃국가의 침략으로 인해 우리 국민은 곤궁하고, 힘들더라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졌다. 한민족은 무궁화 꽃처럼 이웃나라의 벌레들이 날아들어도, 새로운 세상,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졌다. 그 희망이 오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이웃나라를 침략하지 않고서도 세계민족이 부러워하는 나라를 만들었다. 대한민국이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에 비교해서 부족한 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무궁화 꽃이 말해 준다. 

좀더 무궁화 꽃의 날을 맞아 자세히 알아보면, 조선시대 선비가 과거급제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올 때는 머리에 쓰던 어사화 장식에 무궁화 꽃을 달았다. 그만큼 귀한 꽃으로 대했다. 한자로 무궁화(無窮花)는 ‘쉴 새 없이 피고 지고 또 피어나는 꽃’이라는 의미다. 대개 7월부터 10월까지 100여 일 동안 피고 지며, 한 그루에서 3000송의 꽃을 피워내기도 한다. 우리는 가까우면서도 소중한 무궁화 꽃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근세에 이르러 애국가 후렴구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 들어가면서 사실상 겨레의 꽃이자 나라의 꽃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국민은 나라 잃은 설움을 무궁화 꽃에서 위안 받았다. 

구국의 용기를 얻기 위한 꽃으로 받아들였다. 지금은 국기를 게양하는 깃대의 깃봉으로 무궁화 꽃봉오리를 사용하거나 국가의 공문서와 휘장, 대통령 관저 등 많은 곳에 무궁화 꽃이 도안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가가 수여하는 최고 훈장도 무궁화 훈장이다. 무궁화 꽃나무 한그루정도는 집집마다 키운다. 무궁화 정원도 곳곳에 조성되어 있다. 늘 곁에 두고 보던 꽃이다. 그러나 귀한 줄 몰랐던 꽃, 무궁화의 날을 맞아 그 소중함을 되새기고 아끼려는 노력을 펼쳐야 할 때다. 오늘 대한민국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패권싸움이 수명을 다한 이씨조선을 보는 듯 하다. 이 때 나라사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소망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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