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일들로 인해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이었던 하늘높이 치솟은 십자가 탑은 빛을 잃어버렸다. 사실 밤하늘을 수놓은 교회의 십자가탑은, 밤길을 걷는 사람들의 이정표이었으며, 청소년들에게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등불이었다. 그러나 이 십자가탑은 애물단지가 되어 버린지 이미 오래 되었다. 십자가탑을 내려 줄 것을 요청하는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다 소금의 맛도 잃어버렸다. 이것은 한국교회 모두가 하나님의 세상을 위해서 일하지 않고, 욕망의 바벨탑을 쌓은 결과이다.

필자가 총회장으로 있는 교단만 보더라도 수없는 다툼과 갈등으로 인해, 분열의 중심교단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한국교회가 하나 되지 않고서는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하나의 개혁교단을 위해서 노력하며, 화합과 일치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교단의 지도자들이 마음을 비우지 않고서는 하나의 한국교회를 향한 행진이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선교초기 한국교회는 가난한 백성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당시 한국교회는 가난한 피압박민족에게 하나님나라에 대한 소망을 주었고, 일본제국주의 식민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독립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학교를 세워 무지한 백성들을 일깨우고, 민족지도자와 교회지도자를 길러냈기 때문이다. 또한 병원을 세워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새 삶을 주었으며, 사회사업을 벌여 가난한 백성들에게 긍휼을 베풀었다.

한마디로 나눔과 섬김을 통한 사랑의 선교를 실천했다. 가난한 백성들은 교회로 몰려왔고,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었다. 해방이후 한국교회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하나님의 세상을 위해서 일하는 교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한국교회는 크게 변질되었다. 경제적으로 넉넉해지면서, 가난한 교인들은 교회를 떠나고, 그 자리는 부자교인들로 메꿔졌다. 세상 사람들은 교회를 향해 돌을 던지기 시작했고, 교회는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사실 오늘 한국교회는 맘몬교회당이 판을 치면서, 교인쟁탈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목회자를 교회의 사이즈로 평가하면서, 맘몬교회당 건축이 경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하나님의 세상을 위해서 일해야 할 교회들이, 욕망의 바벨탑을 쌓는데 급급하고 있다. 여기에다 목회자들의 윤리적 타락과 목회자 사기사건 등등은 하루가 멀다 하고 공중파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여과 없이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다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과 다툼은 금방이라도 기독교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로인해 한국교회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거세지고, 교인들도 교회를 떠나고 있다. 스스로 기독교인이기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때문에 오늘 한국교회를 걱정하는 목회자와 교인들은 선교초기 한국교회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세상을 위해서 일했던 선교초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지 않고서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오늘 한국교회를 섬기는 목회자와 교인들은, 하비콕스의 “교회가 세상을 버리면, 하나님은 교회를 버리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세상을 위해서 일하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예장 개혁측 총회장, 명문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