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성 교수
김 재 성 교수

출애굽 사건에서처럼, 어둠 속에 살던 자들을 밖에 있는 빛의 세상으로 불러내어서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로 왕에게 속박된 노예로 살다가 구출된 것처럼, 신약시대의 성도들도 사악한 권세 아래에 놓였던 자들이었으나 주님께서 구출해 내었다 (엡 2:2). 

예수 그리스도와의 새 언약을 맺은 성도들은 교회를 이뤄서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게 되었다. 구약시대의 맺어졌던 모든 언약의 조항들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롭게 갱신되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조상과 자신들에게 맺어진 언약을 지키는데 실패하였다. 이스라엘은 거듭해서 후손들의 시대로 내려가면서 언약의 파기자들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지켜질 새 언약을 맺으셨다. 우리들도 스스로의 힘으로는 결코 하나님과의 다짐이나 맹세를 지킬 수 없다. 그리스도 자신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완전히 성취하셨다. 온전한 순종, 죽으심, 부활을 통해서, 구속사역을 완성하신 예수님은 자신을 믿는 자들 가운데 성령으로 임재하시면서 하나님과의 영원한 관계를 유지하시는 것이다.  

3) 언약의 확증으로서의 제사와 예배

신약의 교회와 그들의 예배는 구약성경에서 이어져 내려온 메시야의 대망과 재림의 소망을 지속적으로 공유한다는 연속성이 있다. 그러나 신약교회에서는 예배와 성례에 있어서 구약의 의식들과는 완전히 단절되었다. 신약교회에서는 더 이상 아들을 위해서 할례를 시행하지 않으며, 동물 제사를 드리지 않으며, 유월절 절기를 예배의 일부로 지키지도 않는다 (고전 7:17-21). 구약성경에서는 성전이 예배의 중심장소였으나, 그리스도가 지상에서의 구원사역을 완성하신 이후에는 성소의 휘장이 찢겨졌다. 더 이상 그곳에서의 예배란 무의미하다는 하나님의 뜻이 선포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예배의 원형으로서 구약시대에 제사의 제도 (system)를 명쾌하게 제정해 놓으셨다. 제사장 마음대로, 혹은 바치는 사람의 뜻대로 제사를 올리는 것이 아니다.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구약성경에 강조된 희생 제사를 간략히 살펴보아야 한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과 그의 백성들 사이에 맺어진 언약 관계들이 그들의 신앙적 정체성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그리고 지속되어 내려온 언약관계는 항상 희생 제사를 통해서 확정되었다. 

또한 예배자의 태도를 매우 중요시 하였다. 아벨은 겸손하게 신실하게 “믿음으로” 제물을 바쳤다 (히 11:4). 우리는 동물을 희생시키는 제사의 근원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기뻐하셨음을 알게 된다. 그 후로 노아는 단을 쌓고 정결한 짐승을 바쳤다 (창 8:20-9:17). 아브라함은 삼 년 된 암소, 암염소, 수양, 산비둘기, 집비둘기로 번제를 드렸다 (창 15:9-21). 이삭은 브엘세바에서 단을 쌓았다 (창 26:24-25). 야곱은 벧엘에서 단을 쌓았다 (창 35:6-12). 

우리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유일한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하였던 사건을 매우 특별한 사건으로 대하게 된다. 아브라함이 모리아 산에 올라갔을 때에, 이삭이 아버지에게 질문했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계속>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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