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예루살렘에 가까이 와서 감람산 벳바게와 베다니에 이르렀을 때에 예수께서 제자 중 둘을 보내시며/이르시되 너희는 맞은편 마을로 가라 그리로 들어가면 곧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은 나귀 새끼가 매여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끌고 오라/(중략)/나귀 새끼를 예수께로 끌고 와서 자기들의 겉옷을 그 위에 얹어 놓으매 예수께서 타시니/(중략)/앞에서 가고 뒤에서 따르는 자들이 소리 지르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찬송하리로다 오는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하더라”(마가복음 111-10)

대한민국은 410일 실시하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5일 앞으로 다가 왔다. 여야 각 당은 254개 선거구와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문제는 후보 모두가 세상나라의 일꾼이 되겠다며, 지역에서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발표하는 등 목소리를 높인다. 이스라엘 민족도 하나님나라에는 관심이 없고, 다윗의 나라 세상나라에 관심을 뒀다. 하나님이 직접 통치하는 하나님나라에 대한 갈망은 퇴색되고, 인간 다윗시대에 누렸던 영광을 상기하며, 세상나라를 세우려고 했다.

결국 이스라엘민족은 나라 잃은 백성으로 세계 곳곳을 떠도는 결과를 가져왔다. 오늘 각 정당의 이름으로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입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서 실현하겠다는 목소리를 전혀 들을 수가 없다. 기독교정치세력화를 내건 자유통일당 역시 이념과 갈등에 갇혀 하나님나라를 세우겠다는 목소리를 전혀 내지를 못하고 있는 것도 분명해 보인다. 처음 기독교정치세력화를 말하며, 창당했던 기독교사랑실천당과 결이 다르다.

당시 사랑실천당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반하는 동성애 반대, 김일성 사회주의 반대 등의 분명한 입장을 내세우고 창당됐다. 국민적 공감대를 상당히 얻은 것에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회입성은 거듭된 분열과 갈등으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다. 5번에 걸쳐 도전했지만 좌절되는 결과를 낳았다. 22대 총선에도 자유통일당이라는 이름으로 20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이번만큼은 희망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는 국민적 공감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기독자유통일당에서 자유통일당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나라를 먼저 생각한 것이 아니라, 다윗의 나라, 세상의 나라를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것 이외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다. 그렇다 인간 모두는 하나님나라보다는 세상나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22대 총선 후보자 모두는 하나님나라를 간절히 간구하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를 못하고 있다.

대신 모두가 세상나라 발전의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서 이루려고 했던 예수그리스도는 나귀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했다. 나귀로는 전쟁도, 힘도 발휘할 수 없다. 하지만 예수그리스도는 약함 가운데 강한 힘을 발휘 했다. 사망권세 이기시고 부활하셨다. 기독교의 3대 명절인 부활절과 고난주간을 제22대 총선이 삼켜 버렸다. 국민 모두가 선거에 들떠 부활의 계절, 생명의 계절을 잃어버렸다.

하나님의 생명의 역사에 참여하겠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세태가 됐다. 모두 여야 국회의원 몇 명이 당선 되느냐에 관심이 있다. 그것은 국민이나, 한국교회나, 후보나 모두가 세상나라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하나님나라는 분열도, 갈등도, 이념도 없다는 것을,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이며, 자매이며, 하나님나라에 함께 가야 할 이웃이라는 것을, 모두가 하나님의 생명의 역사에 참여하지 않고서는 하나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외쳐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서 실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의 정치세력화의 길이며, 한국교회가 가야할 길이다. 기독교정치세력화를 위해서 제22대 총선에 나서는 자유통일당도, 세상나라가 아닌 하나님나라를 외쳐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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