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탁기 목사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일반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벌써부터 걱정이 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추위가 시작되면 생활 형편이 어려운 불우한 이웃들이 가장 먼저 염려스럽다. 특히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더욱 추울 것이라 하니 걱정이 앞선다.

한국교회는 매년 연말연시를 맞아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 왔다. 나눔과 섬김, 사랑의 실천이라는 기독교 본연의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서이다.

올해도 우리 주변에는 겨울철 추위를 잊게 할 수 있는 사랑의 온정을 그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하는 불우한 이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한국교회에 대한 세상의 실망과 지탄의 목소리가 드높은 이 때 한국교회가 나눔을 실천하고 사랑을 실천한다면 한국교회에 대한 원성과 불만은 서서히 잦아들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실직자와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혼자의 힘으로 삶을 꾸려나가기 어려운 불우한 이웃들이 산재해 있다. 이들은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살아가기 어려울 만큼 사회로부터 소외된 약자들이다.

우리는 교회가 나서서 약자들을 도와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 선교적인 사명감을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 교회 예배당은 수백억 원을 들여 지으면서 이들 약자들을 돕는데 인색하다면 이는 교회로서 존재가치를 상실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복음적인 사랑의 실천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기 이익만을 우선시하고 있는 요즘의 한국교회 세태를 심하게 비난하고 있는 현실을 그냥 간과해서는 안 될 시점에 와있다.

한국교회가 한국사회 속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 방법은 두말할 나위 없이 사랑의 실천이다. 그것은 불우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삶의 소망과 기쁨을 줄 수 있는 복음선교를 의미한다.

한 해 동안 무수한 사람들이 자연재해를 비롯해서 갖가지 재난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약자들일수록 자연재해와 예기치 못한 불행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교회는 항상 소외된 약자들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의무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성도들이 헌금을 하는 것이나 교회가 성도들로부터 헌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단지 교회유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실천을 통한 교회 존재를 일깨워 주는 일이다.

복음선교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를 선포하는 것이고 또 인류의 구세주임을 증거하는 것이다. 이런 의무와 사명이 바로 교회에 있다. 교회가 약자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은 이런 기본적인 사실을 몰라서가 아니라 개교회 이기주의 풍조 때문이다.

교회는 강자를 위한 축복의 전유물이 아니라 약자들을 위한 주님의 집이다. 연례행사처럼 연말연시에 생색내는 불우이웃돕기를 하지 말고 그야말로 내실 있는 약자 돕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전시용 불우이웃돕기의 결과는 교회에 대한 불신이다. 어느 교회는 예산의 50%를 불우한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 교회가 예산이 단 10%조차도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일 년에 수조에 달하는 막대한 헌금이 단지 교회만을 위해서 사용된다는 것은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이웃에 대한 훈훈한 관심과 배려가 복음선교의 지름길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이 추운 겨울에 되새겼으면 한다.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한국교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변의 이웃을 돌아보고 나눔과 섬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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