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성목사
하나님을 믿지 않다가 기독교로 회심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처음 마음을 잊고, 금방 하나님께 원망의 마음을 품는 경우가 간혹 보인다. 너무 힘들고 지쳐 쓰러질 때 기독교를 알게 되고 열성적으로 교회를 다니며 마음을 위로받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삶에 다시 어려움이 불어 닥치니 “왜 내게 또다시 어려움을 주시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하소연을 하고 넘어지는 것이다.

교회에 다니면, 다시는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그들에게 내제 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니다. 삶에서 벌어지는 어려움은 하나님을 믿든 믿지 않던 공평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다만 하나님께서 친히 교제하며 가르쳐주신 순결하고 깨끗함이 세상적 유혹을 비켜갈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 순간부터 인생의 험로에 놓인 장애물을 하나님이 모조리 치워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고난을 통해 인간에게 겸손하라 하시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신다.

한국교회의 일부 교인들이 이와 같이 교회만 다니면 잘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은, ‘축복’만을 강조하는 기독신앙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기독교는 축복의 종교이자, 고난의 종교라는 점이다. 또 사랑과 화해의 종교이자, 십자가의 종교이다.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고난의 십자가 가운데서 희망을 찾는 것이다.

C.S 루이스는 “기독교는 어떤 문제나 상황을 해결해 주는 종교가 아니라 그 속에 하나님을 신뢰하며 찬양하는 종교이다”고 말한바 있다. 하나님을 믿다가 다시 옛 자아를 찾아 세상 속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2013년을 보내면서, 이 말을 진심으로 깨닫길 소망한다.

종교로 하나님을 인식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살아계심과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거나 깨닫지 못한 어리석음에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유교사상이 뿌리깊은 나라이다. 그렇기에 기복적 신앙기질을 이어받는 사람들이 많다. 조금 힘들다고 기댔다가 성에 차지 않으면 금방 다른곳을 향해 눈을 돌리기도 한다.

내가 이만큼 했는데 왜 그에 대한 답이 없는거지? 라는 생각으로는 하나님과 깊은 교재를 할 수 없다. 기도한 만큼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 마저도 욕심이다.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운동력이 있으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골방에서 무릎 꿇고 눈물 흘리는 심성에 먼저 찾아오시는 분이시다. 거추장스러운 기독교라는 겉표지를 넘기면 인격적인 하나님과 예수님, 성령님의 이야기가 생동감 있게 보여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면 그 사람은 하나님도 알아주시느니라’는 고린도전서 8장 3절의 말씀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분명히 말씀하고 계신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하나님을 알아주신다고 밝혀뒀다. 시험과 고난에 흔들리고 금방 하나님을 잊는 사람에 대해 하나님은 아파하신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안다는 본질에 있다.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모르셨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모태에 있을 때부터 밝히 아시는 분임을 기억해야 한다. ‘주님께서 나를 모태에서부터 부르시고,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내 이름을 지어 주셨다. (이사야 49:1)’, ‘내가 모태에서부터 주의 붙드신 바 되었으며 내 어미 배에서 주의 취하여 내신 바 되었사오니 나는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시편71:6)’ 등 선지자들이 신앙적으로 취했던 정체성을 배워야 한다. 내가 하나님을 알기전에 하나님이 나를 모태에서부터 익히 알고 계셨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모태신앙이거나 모태신앙이 아닌 삶 모두에게 적용되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고난이 닥치면 금방 좌절을 겪고 하나님께 원망을 늘어놓을 때, 처음 어둠가운데 있는 우리들의 이름을 부르시고 밝은 곳으로 나오게 하신 ‘아버지 마음’을 먼저 떠올리길 소망한다. 어려움은 반드시 지나간다. 그 지나간 자리에 약이 발라지고 새살이 돋아지는 것을 반복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이 ‘기독교인의 영광이자 십자가’이다.  좁은 길은 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고, 진흙탕 속을 걷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께서는 그 장애물을 없애주시는 것이 아니라 나와함께 기꺼이 동행하시고 계시다는 것을 잊어 서는 안 된다.

   / 예장 정통보수 총회장, 샬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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