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형 목사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실시한 ‘201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19.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교회가 사회적인 영향력을 상실해 가고 있음을 그대로 증명하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에 대해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 동안의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2008년 18.4%, 2009년 19.1%, 2010년 17.6%, 2013년 19.4%로 모든 조사가 20% 미만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에 대한 대사회적 불신이 만성화되고 고착화되었음을 의미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대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한국교회를 불신하게 된 것일까.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조사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보면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24.8%) △교회 내부적 비리와 부정부패가 많아서(21.4%) △타종교에 대해 비판적이고 배타적이어서(10.2%) △선교활동이 지나치고 강압적으로 전도해서(10.0%) 등을 꼽았다.

이 외에도 △목사와 지도자 윤리문제 및 부도덕한 행동 때문에 △믿음을 주지 않아서 △상업적이고 기업적이어서 △이기적이고 배려심 결여 △교회를 키우는 일에만 집중 △목사의 개인이익 추구와 재산 축적 △헌금사용 불투명 △정치적 성향이 강해서 △목사의 세습문제 △세금을 내지 않아서 △사회환원을 하지 않아서 △교회사유화 때문에 등으로 응답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교회가 개선하고 고쳐야 될 부분들이 그대로 드러난다. 네 명중 한 사람은 목회자나 교인들이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말만 하고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기독교인은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목회자와 교인들이 입으로만 사랑을 외치고, 실제적으로 이를 실천하지 않고 있다. 말을 해 놓고 후에 이를 바꾸거나, 지키지 않는 모습들은 한국교회를 신뢰할 수 없는 종교로 만들어 놓고 있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한국교회의 신뢰는 회복할 수 없다.

다섯 명 중 한 사람은 교회 내부적 비리와 부정부패를 꼽았다. 이 부분은 우리가 정말 곱씹고 회개해야 할 부분이다. 언론 지상을 통해 수많은 목회자와 교회의 갈등과 비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부끄럽고 회개해야 할 부분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다. 목사 개인의 것이 아니다. 교회를 사유화하는 행태는 우리가 반드시 고쳐나가야 한다.

결국 우리가 사회적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회개와 자성의 모습이 요구된다.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추락한 것은 한국교회 스스로 자초한 부분이 크다. 목회자와 교인 모두가 반성하고 회개해야 한다.

또한 한국교회 안에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을 벌여 나가야 한다. 한국교회 곳곳에 배어 있는 타락과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 목회자와 교인 모두가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 비로소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다.

또한 봉사와 구제활동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한국교회는 매우 인색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자기 욕심만 많고 이를 소외된 이웃과 가난한 사람들과 나눌 줄 모른다는 것이다. 더 많이 나누고 더 많이 베풀어야 한국교회에 대한 인색한 이미지도 바뀔 것이다.

한국교회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한국교회의 성장에 막대한 장애물이 된다. 선교와 전도의 문이 좁아지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도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기약이 없다. 한국교회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불교나 가톨릭과 비교해 전혀 경쟁력이 없다.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성장하기 위해서는 성숙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성숙은 한국교회가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성찰하고, 이를 반성하고 회개하며, 끊임없이 개선해 나갈 때만이 비로소 가능하다. 그럴 때만이 자연스럽게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도 회복될 수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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