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수학여행이 전면금지된 가운데, 한국교회의 여름수련회도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공호흡, 심폐소생술 등 인솔교사 안전대처 요령 숙지시켜야
수련회 장소도 강당 등 노후시설 붕괴 위험 사전에 점검해야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교육부가 올 1학기 수학여행을 전면금지키로 했다. 또한 각종 수련회나 체험학습의 안전점검 필요성도 강조하고, 올해부터 모든 야외학습에 대해 특별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의 여름수련회도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각 교회마다 여름수련회 준비를 시작하는 가운데,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저마다 안전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특별한 매뉴얼이 없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여름수련회라는 특성상 각종 익사사고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평가다. 더불어 각 교단이나 연합기관에서 개교회 수련회를 위한 안전관리 매뉴얼을 새롭게 내놓아야한다는 입장이다.

해마다 한국교회 여름수련회는 풍년을 이루며, 각 교회별로 학생부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명이 수련회 장소로 떠나고 있다. 영성함양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지만, 크고 작은 문제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인천 모교회 하계수련회에 참석한 소중한 학생부 4명이 썰물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인근 갯벌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인솔교사와 함께 캠프를 하다가 해수욕을 즐기던 중 급류에 휩쓸려 변을 당했다. 2013년 7월 31일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 오대천 인근으로 교회 수련회를 가서 물놀이를 하던 중 물에 빠진 후배를 구하려다 익사한 사고도 있었다. 이처럼 한국교회 여름수련회에서는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익사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부주의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쉬쉬하기 바빴고, 사고 후 특별기도회를 통해 천국가길 바라는 기도를 드리는데 그쳤다. 사고 발생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소홀하고, 단지 천국환송 기도회만을 통해 사고를 덮는데 급급한 것이 사실이다.

여름수련회에서는 익사사고뿐 아니라, 성추행을 비롯해 교통사고 등 다양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2004년 경기도 모교회 수련회에서는 잠자던 여중생이 담임목사의 아들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파렴치한 성추행을 당하고도 여중생의 아버지는 딸의 명예가 훼손될까 두려운 나머지 담임목사의 사과로 사건을 덮었다. 경기도의 또다른 교회는 학생부 40여명을 태운 버스가 논두렁이 빠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인재인 셈이다.

따라서 여름수련회 기간을 앞두고 각 교회에서 안전매뉴얼을 재점검하고, 특히 인솔교사들의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대부분 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인솔교사의 부주의가 인명피해를 키운다. 교회별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각종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 여름철에는 물놀이 등 익사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으로 수련회를 떠나기 때문에 사전에 안전대처 요령을 숙지시켜야 한다. 또 사고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판단력을 키우고, 인공호흡이나 심폐소생술 같은 기본적인 인명구조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사전에 여름수련회 장소를 답사해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부를 위한 안전교육도 절실하다. 물놀이 등을 할 때 안전수칙을 숙지하게 만들고, 사고가 발생했을 시 신속하게 119에 연락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되도록 깊은 강에는 들어가지 않고, 인솔교사의 통솔에 잘 따르도록 여름수련회 이전에 리허설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 수련회 장소에서는 걱정하는 부모를 위해 전화로 자신의 신상을 알리고, 조를 이뤄 동선이 파악될 수 있도록 움직여야 한다.

수련회 장소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혹시 위험요소가 없는지 재확인해야 한다. 여름철 더위로 인해 탈진이나 실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온도체크를 수시로 하고, 수십에서 수백명이 들어차는 대규모 강당 같은 경우 사전에 붕괴의 위험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또한 성추행과 도난 등 파렴치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출입관리도 철저하게 실시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여름수련회 이전에 노후된 시설물이 있다면 과감히 교체하고, 많은 수의 학생들이 공동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식중독 등 음식물 관리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담임목사의 경우에는 여름수련회의 ‘컨트롤 타워’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정확한 수련회 참석 인원은 물론, 각 프로그램 정보, 학생부의 동선 등 수련회의 모든 과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물놀이 등 위험요소가 존재하는 프로그램은 필히 참석해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여름수련회 장소 답사는 본인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여름수련회 기간 동안 특별반을 편성해서라도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또 학생들의 전화기를 모두 압수하는 일을 금지하고, 연락망을 만들어 크고 작은 사고에 대해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고가 발생했을 시에도 누구보다 빨리 재난관리 시스템을 가동하고, 소중한 생명을 아깝게 잃어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가오는 2014년 한국교회의 여름수련회에서는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와 같은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단 한 건의 부주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각 교회에서 지금부터 안전관리 교육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한국교회 안에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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