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영 길 목사
가정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이것은 출세주의과 기회주의 교육에 매몰되어 있는 청소년도 마찬가지이다. 모 단체가 실시한 청소년들의 가정에 대한 의식조사에서, 조사에 응한 청소년들 중 혼전동거에 대해 60%가 괜찮다고 대답했다.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해서는 78%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또 74%가 훗날 부모를 모시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이 의식조사 결과는 봉괴되고 있는 한국가정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사실 이 의식조사 결과 말해 주듯 한국의 가족제도는, 봉건적인 부계중심의 대가족제도가 파괴되고, 핵가족중심의 소가족제도를 넘어, 개인중심의 가족으로 전환되고 있다. 한마디로 웃어른을 공경하던 아름다운 미덕이 사라지고 있다. 또한 가족의 뿌리가 붕괴되면서, 부부의 이혼율을 비롯한 청소년 흡연율, 청소년 자살율이 세계 1위라는 훈장을 달았다.

또 이 의식조사의 결과는 우리사회의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는 사회복지제도는 4-5명이 어르신 한분을 모시고 있다면, 20년 후에는 1명이 어르신을 모셔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것은 청소년문제의 심각성을 넘어 노인문제 등 전반적으로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10년전만 해도 70%이상의 청소년들 중 부모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35%만 이 같은 대답을 했다. 그렇다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부모에 대한 의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평생 자식을 위한 삶의 올무에서 벗어나지를 못한 부모들이, 자식에 의해서 버려지는 세상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예측케 하는 결과이다.

5월 가정의 달에 많아 변화되고 있는 우리가족제도와 청소년들의 의식세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조사내용이다. 자신을 낳아 키워준 부모를 버리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서글픔이 앞선다. 지금도 부모님과 함께 먼 곳을 여행하고, 그 곳에 버리는 현대판 고려장의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의 대답은, 앞으로 부모님들을 버리는 일들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역을 비롯한 파고다공원 등을 배회하는 어르신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오늘 부모님들이 가족의 울타리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자녀들이 시설에 부모님을 모셔놓고, 죽을 때까지 면회 합번 않는 숫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이라기보다는 부모를 공경하는 사상이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심지어 부모님을 살해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과거 우리사회는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것을 ‘미풍양속’으로 여겼다. 그리고 부모님으로부터 이웃의 어르신들을 보면, 꼭 인사하라고 교육을 받았다. 인사 잘하는 아이를 보고 “부모님으로부터 가정교육을 잘 받았다”는 칭찬이 끊이지를 않았다. 또한 시인 타고르는 이러한 한국을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미풍양속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가족제도가 크게 변화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외국의 저질문명이, 유입된 원인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지 못한 원인이 크다. 개인이기주의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부모의 생각과 경쟁중심의 교육, 출세주의를 향한 입시중심의 교육은, 부모를 버리는 결과를 가져다가 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인성교육 보다 출세주의 교육에 중점을 두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출세교육을 위해 무한정 투자를 하고 있다. 부정을 해서라도 상대를 누르거나, 죽이면 되는 출세주의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리게 했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경쟁주의에 익숙해졌고, 개인이기주의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가정의 소중함을 모르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개인이기주의적 사고가 머리에 꽉차버렸다. 부모에 의해서 만들어진 축세주의 교육이 부모를 버리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 같은 잘못된 교육에 대해 국민 모두는 인식하고 있지만, 만연된 청소년교육을 바로 돌려놓기에는 이미 늦었다. 일부에서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겠다는 국민적 노력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 예장개혁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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