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기독교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중국과 한국교회의 교류역사를 되짚고,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의 상호 이해와 존중이 밑거름
복음전도 못지않게 사회복지 사역에도 관심 기울여야

한국교회의 중국 내 법적 규정을 무시한 일방적인 사역이 오히려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를 가져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복음전도 못지않게 사회복지 사역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과 중국교회 교류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고, 미래전망과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5차 한중기독교교류 세미나가 지난 16일과 17일 양일간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렸다. 양국 교회 지도자들은 ‘양국 교회의 역사, 교류의 역사(회고)’, ‘양국 교회의 상황, 교류의 현주소와 문제들(현황)’, ‘교회의 도전과 비전, 교류의 비전(전망)’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에 들어갔다.

이에 박종순 한중기독교교류협회 대표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중국교회와 인연을 맺은 지 20년이 넘는다”고 회고하고, “이번 세미나는 중국교회와 한국교회가 동반자적 역할을 모색하고, 공통의 관심사인 교회성장, 이단문제, 지도자 양성문제 등 한국과 중국교회 미래전망을 논하기 위한 자리다”고 전했다.

중국기독교협회 회장인 고 봉 목사도 개회사를 통해 “상황과 제도, 정치 체제가 같지 않은 중국교회와 한국교회가 20년 동안 함께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모임을 통해 양국의 신학발전을 모색하고, 한국교회 목회자와 한국교회를 더 배워 도전과 깨달음이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세미나는 큰 틀로 ‘회고’와 ‘현황’, ‘전망’을 짚어보고, 양국 간 의견을 들어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회고’ 시간에는 왕 준 목사(산시성 기독교양회 주석 겸 회장)와 고몽비 선생(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부비서장), 김석주 교수(장신대), 한정국 목사(KWMA 사무총장)가 △중국교회의 역사 △양국 교류의 역사 △한국교회의 역사 등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왕 준 목사는 중국기독교의 역사를 중국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개척기, 문화대혁명의 고난기, 개혁개방 이후 하나님의 복 주심으로 종교정책이 허락돼 구원받는 이들이 늘어난 희락기로 나누어 ‘중국 기독교 발전 기본 정황’을 중점으로 다뤘다.

왕 목사는 중국 역사 속 4차례의 복음전도 진입 사역으로 당조의 경교, 원말명초의 야리가온(십자교), 프란치스코회의 예수회, 1807년 모리슨 입국으로 시작된 개신교 등을 예로 들었고,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후 중국 기독교 삼자애국운동으로 이어져 60주년을 맞이한 과정을 설명했다. 또한 왕 목사는 중국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아편론’과 ‘협조론’을 지나 ‘적극작용론’으로 변화되어 교인수도 60년전 70만명이던 것이 혀재 250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왕 목사는 중국 기독교 발전 과정의 새로운 특징으로 △중청년과 저소득 계층의 급속한 증가 △종파 구분 대신 연합예배 및 상호존중 △목회소요 다양화 △신학사상 활약 등을 들고, 삼자원칙 및 신학사상건설 성과 전환 추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이 김석주 교수는 ‘동북아시아 교회 일원인 한국 개신교 130여년의 역사와 교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개신교가 한국에 전래되던 당시 한국인들이 능동적으로 선교를 준비했고, 선교지역 분할협정과 네비우스 선교정책이 성장과 발전의 기폭제가 됐던 점을 살폈다. 또한 20세기 한국 개신교는 크게 부흥했지만 일제 치하에서 신사참배 등으로 큰 시련을 경험한 것과 해방 후 재건운동일 일어났지만 분열과 이단의 득세를 경험했던 과거를 되짚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에 대해 성경을 중시하고 우선시하는 성경적 기독교이자 중국교회와 마찬가지로 의미는 다르지만 네비우스의 가르침에 따른 삼자교회, 전래 초기나 지금이나 문서선교를 중요시하는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가 한국에 전래되어 정착될 즈음에 한국교회는 앞서 복음을 받아들인 중국교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한국과 중국교회가 서로 교류하면서 배울 점은 더 밑바닥에서 작용하던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의 상호 이해와 존중”이라고 강조했다.

‘회고’를 중점적으로 다룬 시간에는 설충수 교수(숭실대)와 박봉수 목사(상도중앙교회), 양 명 목사(광둥성 기독교협회 회장), 악청화 박사(푸젠성 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주석)가 △한국교회의 현황 △양국 교류의 현황 △중국교회의 현황 등을 주제로 각각 강연에 나섰다.

설충수 교수는 ‘한국기독교의 사회사업과 한중 교류관계’란 주제강연에서 사회사업 추진역사를 다루고, 복음전도와 더불어 사회복지 사역이 절실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설 교수는 “한국교회는 1913년 3인을 중국 산둥성에 파견함으로써 해외선교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들은 학교건립과 부녀자 계몽운동, 금주 및 아편금지운동, 의료선교사 파견 등을 수행했으나,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모두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설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재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인 선교사들의 숫자에 비해 사회사업에 종사하는 선교사 혹은 기독교인은 턱없이 적은 상황”이라며, “한국 기독교는 변화하는 중국 사회의 필요에 맞춰 전문인 선교사의 파견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봉수 목사는 중국의 법적 규정을 무시한 한국교회의 일방적인 사역은 중국 기독교에 도움보다는 방해로 작용했고, 결국 중국은 외국인의 개인적 종교신앙의 자유는 보장하되 종교활동은 제한하겠다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박 목사는 전도와 교회개척, 예배당 건축 지원 및 목양지원, 지도자 양성 및 신학훈련 지원, 집회 및 찬양 사역, 문서선교, 의료와 복지사업, 사업을 통한 선교 등 ‘중국 종교사무국의 허락을 받지 않았거나, 중국교회 지도자들과 협력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되는 모든 형태의 교류’를 지양해야할 교류항목으로 정하고, 지향해야할 교류로 중국 내 법적 규정을 어기지 않는 이단 방지를 위한 협력 사역, 소수민족 성경번역 지원사역, 재난 구호 및 의료선교 사역, 장학금 지원 사역, 주일학교 진흥 사역 등을 꼽았다.

‘한중 신학사상 교류-밀접한 교류와 왕래를 통해 진리를 통일하자’란 주제강연을 한 악청화 박사는 한중 양국 교회가 하나로 합치는 것은 아니라도 진리 면에서 마땅히 하나가 되고, 그리스도 안에서 마음을 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악 박사는 한중 양국 교회가 공동으로 이단 배척, 현지 문화 고려한 복음전파, 현지교회 세운 후 현지인 스스로 관리하고 운영, 토착화된 진리로 성경 해성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을 강력하게 천명했다.

악 박사는 “양국 기독교가 세계평화를 위해 합심으로 기도하고, 세계평화에 최대한 노력해 공헌하기를 원한다”면서, “두 나라 교회의 우정강화뿐 아니라, 두 국가의 우정과 평화를 증진시키는 매개체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악 박사는 “먼저 본국의 국민을 위한 사역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자신의 문화로 성경의 진리를 해석해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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