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젠더와 섹스는 우리말로 '성'이라는 같은 말로 표기되지만, 영어로는 미묘한 의미의 차이가 있다. 최근 페미니즘(feminism : 여성억압의 원인과 상태를 기술하고, 여성해방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운동 또는 그 이론)의 어법에서 젠더는 생물학적으로 다른 성에게 부여되는 사회문화적 기원의 특성들을 언급하기 위해 사용된다.

페미니스트(feminist : 여권 신장 또는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여성다움이나 남성다움의 사회적 실현을 강조하고, 또한 여성과 남성사이의 관계가 자연적으로 정해진 것이라는 생각에 이의를 제기한다. 페미니즘의 영향으로 Gender는 사회나 문화를 함축하는 사회학적 의미의 성을 뜻하고, Sex는 생물학적인 의미의 성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Gender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남녀의 정체성, 즉 사회적, 문화적으로 길들여진 성(性)이며 여성다움, 남성다움을 통칭한다. 대부분의 사회는 특정 성(sex)에 부합되는 젠더의 특질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 구성원을 그 방향으로 사회화시킨다.

페미니즘에서는 이런 사실을 비판하여 생물학적 성(sex)이 사회적 성인 젠더와 무관함을 강조하고, 남성성과 여성성이 생물학적 차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중심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남성들에 의해 여성들에게 부과된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EU와 미국 등 다수 국가가 주장하는 젠더는 남녀차별적인 성보다 대등한 남녀 간의 관계를 내포하며 평등에 있어서도 모든 사회적인 동등함을 실현시켜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모든 페미니스트들이 젠더의 개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젠더가 자연적인 신체의 중요성을 부정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해부학적으로 성을 구분하는 신체에 대한 이해자체가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계적 선교신학자 피터 바이어하우스(Peter Beyerhaus· Th.D, 독일) 전 튀빙겐대 교수가 최근 “성서적 창조 질서를 뒤흔드는 젠더(gender)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라”며 발표한 소논문에서 그는 “오늘날 유럽사회를 휩쓸고 있는 ‘젠더 이데올로기’는 무신론적이며 반신론적일 뿐 아니라 사탄적”이라며 “교회는 이에 대항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젠더 이데올로기란 남자와 여자라는 양성 사이에 존재하는 상반성과 한 가정 안에서 부모로서 갖는 위치를 완전히 폐지, 무효화시키자는 이념이라고 소개하고, 인류가 지켜온 덕성과 도덕, 정절을 부정하고 동성애를 옹호한다고 비판했다.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젠더 이데올로기는 ‘성차별 교육 철폐론’에서 비롯되었으며, 성차별 철폐론은 19세기 여권신장 운동이 그 시초라고 소개한다. 성차별 철폐론 자들은 여성과 남성의 동등권을 요구하다가 1990년 이후 강력한 페미니즘의 영향으로 모든 영역에서 여성들의 동등한 위치를 주장했다. 지금은 성별과 상관없이 중성적 호칭을 통해 모든 사람의 동일성을 주장한다. 철폐론은 EU 암스테르담조약(The Amsterdam Treaty, - 1997년 유럽연합(EU) 15개국 사이에 체결된 유럽 통합에 관한 기본협정. 신유럽연합조약이라고도 함)에서 확정되면서 법적 구속력을 획득했다.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스위스의 초·중·고교는 학생들에게 아버지와 어머니 호칭대신 ‘부모1’ ‘부모2’로 부르게 하고, 스웨덴에서는 교사들이 남학생, 여학생 대신 ‘친구’라고 불러야 한다.”며 “젠더 이데올로기는 유럽문화 고유의 중심개념을 무가치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젠더 이데올로기는 동성애나 양성주의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게 하거나 ‘호모포비아(동성애자 혐오)’로 낙인찍어 정신이상자로 취급하고 있고, 영국과 스웨덴은 이른바 ‘증오법(hate laws)’을 도입해 동성애자들이 차별을 받는다고 느끼는 모든 언사에 대해 형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독교인들이 대부분 피해자라고 전했다.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젠더 이데올로기는 종말론적 관점에서 ‘불법의 시대’(마 24:12)와 관련된 성경 예언의 성취로 볼 수 있다”며 “낙태와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하는 등, 창조 질서를 멸시하고, 위협하는 데까지 전개되고 있다”고 결론했다. 한국교회는 성경적 창조 질서를 뒤흔드는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항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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