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우리도 그리스도가 우리를 어떤 자유에로 해방시켰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스도는 굶주림과 억압, 그리고 공포와 감옥 같은데서 벗어나는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자유만으로는 부족하다. 과로에 시달리는 노동자가 과도한 노동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좋지만,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는 실업자가 된다면 그것은 진정한 자유라고 말 할 수 없다.

그것은 노동할 권리를 빼앗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오늘 많은 젊은이들이 일할 수 있는 장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요즘 청년실업자에 대한 대책과 이들의 고민을 각종 매체들이 앞을 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들에게 있어 진정한 자유는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현대의 조직화 된 사회에서는 일할 수 있는 자유와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중요하게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이 자유와 권리가 경제적인 상황에 의해서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대선 잠용들의 입에서 연일 실업자 대책을 내놓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루터는 그리스도의 자유를 “그리스도인은 만인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만인의 종이다”고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준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대해서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자유롭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자유케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누구에게도 예속되어 있지를 않다. 분명한 것은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공허한 자유, 홀로 있는 자유가 아니다. 다르게 말하면 그리스도인은 섬기는 자유와 사랑하는 자유를 가진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에는 자신의 죄와 욕심에 사로잡혀 방탕한 생활을 했다. 한마디로 죄의 종노릇을 했다. 그것은 내 멋대로, 내 뜻대로 사는 생활이었다. 그것은 나에게 무게를 둔 나를 위한 삶이었다.

겉보기에는 자유로운 것 같이 보이지만, 결국 나와 다른 사람을 죄와 죽음에로 이끈 삶이었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죄와 죽음의 세력에서 건져 내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하였다. 하나님 자녀의 삶은 홀로 살지 않고, 내 뜻대로 살지 않고, 하나님과 더불어 사는 삶, 이웃과 함께 사는 삶이다.

루터의 말대로 그리스도인은 만인의 종이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섬기는 자유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은 자신의 모습대로 인간을 만드셨다. 그러므로 인간은 사랑 속에서 자신을 실현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사랑 없는 자유는 공헌한 자유이며, 거짓된 자유이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만드실 때, 사랑할 수 있는 자유,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로 지으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유는 사랑을 위한 자유이다.

고아가 불쌍한 것은 집이 없고, 옷이 없고, 먹을 것이 없어서 뿐만 아니다.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사랑을 받을 줄 모르고, 사랑을 할 줄 모른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큰 사랑을 통해서 우리로 하여금 사랑을 경험하게 하고, 사랑할 수 있게 한다. 사랑할 수 있는 자유와 모든 사람의 종노릇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기 위해 예수님은 먼저 우리를 우리자신으로부터 해방시켰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우리 자신으로부터의 자유이다. 또한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영적인 자유와 복음의 자유를 주기 위해 율법으로부터 우리를 자유케 했다. 이것은 두사람의 벽을 허물고, 서로 화해시켜 하나가 되게 하는 복음이다.

성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신으로부터 해방시켜 높이 들어 쓰신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이었다. 자신을 드러낸 사람이나, 무게의 중심을 자신에게 둔 사람은 닫혀진 사람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깨어지지 않는 사람은 참된 자아를 발견할 수 없다. 진정한 이웃과 하나님을 만날 수 없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은 어떤 인간에게도 예속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모든 인간에게 빚을 지고 있다. 이제라도 그리스도인들은 보잘 것 없는 사람과 고난당하는 이웃을 향해 마음 문을 열자.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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