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대한민국은 저출산 세계 1위라는 불명예의 자리를 수년째 지키고 있다. 저출산의 문제가 심각하긴 심각한가 보다. 정부는 아이를 낳으면 많은 혜택을 주겠다며,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있다. 또한 대통령 후보들도 저출산에 대한 해결 방안을 너나 할 것 없이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낳아 키워야 하는 젊은 부부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아이를 낳아 키우려고 보니 아찔하다.

한 젊은 부부는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할 것이면, 아이를 낳아 기를 이유가 없다. 한번 쯤 고민하게 된다. 아이는 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돈으로 길러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부부가 함께 직장에 나갈 수 없는 것은 물론, 아이가 성장하면서 들어갈 사교육비, 의료비 등 지금의 수입으로는 불가능하다. 부잣집의 아이들이 하는 것은 다 해주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할 바에는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 말을 그냥 지나쳐 버리기에는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이 젊은 부부의 말과같이 대한민국이 저출산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이유가 분명하다.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아직 조성되어 있지 않은 것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 젊은 부부의 생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데 있다.

농촌에서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끊어진지 이미 오래되었다. 이제 한 동네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축제이다. 한 아이를 위해서 동네 어르신들이 함께 기뻐하며, 축하한다. 그만큼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그리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을 닫는 초등학교도 늘어나고 있으며, 중고등학교도 학생수가 크게 줄었다. 한 교실에서 60명이상의 어린이가 공부하던 교실은 25명이 공부한다. 그것은 중고등학교도 마찬가지이다. 대학도 정원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그렇게 가다가는 대한민국 존립이 흔들릴까 우려스럽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자 한 여당의원은 중국에서 조선족을 수입해 오는 방안을 내놓았다.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우리사회는 외국여성들이 한국남성에게 시집을 오면서, 다문화사회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단일민족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지난해 인구 자연증가는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출생아 40만명 시대가 붕괴될 위기에 직면했다. 통계청의 출생․사망통계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천300명으로 전년(43만8천400명)보다 3만2천100명(7.3%) 감소했다.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도 7.9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 출생률이 이전에 가장 낮았던 것은 지난 2013년 8.6명으로 3년 동안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이 기록을 깨뜨린 것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인 합계출산율은 1.17명으로 전년보다 0.07명(5.6%) 감소했다. 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인 합계출산율은 1.3명 미만은 초저출산국가로 불린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2001년 초저출산국에 진입한 이후 16년째 불명예를 안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의 통계에 따르면 대구의 합계출산율은 1.19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0.94명)과 부산(1.10명), 인천(1.14명), 광주(1.17명)에 이어 5번째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경북은 1.40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0.23%p 높았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1.82명)이었다.

이렇게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사회적인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부모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아이를 낳지 않으면서,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물론, 삶의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다. 여기에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는 혼인건수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금과 같이 아이를 키우기 힘든 상황에서,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점점 작아 질 것은 분명하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가장 위대한 선물로 가정을 주셨는데, 그 가정이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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