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원 목사

대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무려 15명의 차기 대통령 후보들의 면면이 담긴 벽보가 길거리에 붙었고, 각 후보들의 유세를 위한 탑차의 외침은 끊임이 없다. TV에선 각 정당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광고가 주기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를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정말 대선이 치러지긴 하나보다.

그 중에서도 제일 재미있는 것이 후보들의 TV토론이 아닐까 한다. 대선을 15일 정도 남긴 상황에서 벌써 세 번째 TV토론이 진행됐다. 웬만한 드라마보다 재미있는 대선 후보들의 TV토론은 직장인 사이에서 빠지지 않는 대화 소재이다. 자신들이 지지하고 있는 후보가 잘하면 ‘탄성’을 자아내고, 혹시 위기에 처해 실수라도 하면 ‘탄식’을 내뱉는다. 또 평소 보기 힘든 후보들의 여과 없는 말재주에 통쾌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동문서답하는 모습에 답답해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각양각색 후보들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TV토론인 것 같다.

하지만 세 번째 TV토론이지만, 무엇인가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흥미는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진 느낌이다. 바로 각 후보들의 신뢰할 만한 공약과 정책에 대해서 엿듣고 싶은데, 실제로 TV토론에서는 서로 물고 뜯기에만 목을 매고 있다. 각종 네거티브만 한 상 차려진 느낌이다. 더욱이 한 후보를 두고 서로 공격하는 양상은 TV토론이 청문회 장소가 아닌 가 의심이 들 정도다.

후보들을 다각도로 검증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후보들끼리의 난타전은 결코 바른 길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앞서 두 차례의 TV토론에서 서로 난타전을 했다면, 세 번째는 진심이 담긴 정책토론이 이뤄졌어야 했다. 하지만 세 번째 역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모 언론사의 보도기사 제목처럼 ‘재미없고 수준 낮은 토론’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온전히 투표를 할 수 있을까. 정말 후보들의 면모를 보고 지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반문하고 싶을 정도다.

국민들은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는 이 나라를 굳건히 세워줄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바란다. 당도 아니고, 지역도 아닌, 정말 국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가장 잘 만들어줄 그런 지도자를 원한다. 아까운 시간을 할애해 만든 TV토론에서는 전 국민이 다보는 가운데 서로 물고 뜯는 난상이 아닌,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자신들만의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TV토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기대이자 바람이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대선이다. 이제부터라도 각 정당의 후보들은 상대방을 비난하고, 음해하는 각종 네거티브 전략을 벗어나, 본인이 국민들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진심이 담긴 정책을 내놓길 간절히 바란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살리는 겸손한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기독교국제선교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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