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훈 목사

강원도 산골 시냇가에서 태어난 연어들은 떼를 지어서 수억만 리나 되는 태평양 바다를 돌아다니다가 다 큰 어미가 되면 반드시 자기가 태어난 강원도 산골 시냇가에 다시 돌아와서 알은 낳고 생을 마감한다. 신기하게도 자기가 태어난 고향 냇가로 다시 찾아온다는 것이다. 명절이 찾아올 때마다 나는 늘 추억에 사로잡히곤 한다. 은혜 받고 밤낮으로 기도하고 금식하고 전도하면서 지낼 때 명절이 눈앞에 왔었어도 고향에 갈 차비가 없어서 혼자 삼각산 사자바위에 앉아 고향땅 남쪽 하늘을 바라보고 별들을 바라보면서 한없이 울면서 기도했던 시간들이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떠오르곤 한다.

왜 이토록 사람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가? 이유는 내가 태어났고 내가 자란 곳이고 내 육체가 묻히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다. 오늘 본문말씀을 보면 야곱이 147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할 때 고향 땅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하는데 이 야곱의 유언을 통해서 본향을 그리워하며 나그네 인생길을 걷고 있는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을 받아 보자.

첫째, 나그네 인생은 반드시 본향으로 돌아가야 할 존재이다. 본문 말씀 29절에 보면 ‘그가 그들에게 명하여 가로되 내가 내 열조에게로 돌아가리니 나를 헷사람 에브론의 밭에 있는 굴에 우리 부여조와 함께 장사하라’고 했다. 야곱이 죽음을 앞두고 자기 아들들에게 유언하기를 “나는 내 열조가 묻혀 있는 가나안 땅에 묻히고 싶다. 내가 죽거든 내 시체를 부여조(아버지와 할아버지)와 함께 묻어다오” 그랬다.

그 동안 나그네 삶을 살았던 야곱은 고향 땅에 묻히고 싶어 했다. 우리 역시 야곱처럼 나그네 인생이고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나그네 인생길을 살아가고 있다.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셨고 하나님이 인생들을 이 땅에 보내셨기에 우리의 진짜 고향은 이 땅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가 계시는 하늘나라이다. 영혼 없는 연어 같은 물고기도 고향을 찾아와서 고향의 품에 안기게 된다. 이 땅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본향으로 돌아가야 할 존재이다. 이 사실을 순간순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살아가야 한다.

둘째, 나그네 인생은 값진 믿음으로 본향 갈 준비를 해야 한다. 본문 말씀 30절에 보면 ‘이 굴은 가나안 땅 마므레 앞 막벨라 밭에 있는 것이라, 아브라함이 헷 사람 에브론에게서 밭과 함께 사서 그 소유 매장지를 삼았으므로’ 그랬다. 지금 야곱이 묻히고자 하는 고향 땅 막벨라 밭은 야곱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헷족속 에브론에게 비싼 값을 주고 사서 그 곳에 무덤을 만든 곳이다. 영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기가 돌아갈 고향 땅 무덤이 값을 지불하고 준비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내 본향 천국을 가기 위해서 우리는 정금 같은 믿음으로 후회 없이 준비해야 한다. 세속화 되지 말고 죄악을 따라 살지 말고, 거룩한 사역과 영혼구원을 위해서 힘쓰고 애써서 남다른 상급을 준비해야 한다. 이 땅위의 삶은 잠깐 살다가 갈 뿐이다. 나그네 인생길 영원히 후회하지 않고 기뻐 춤을 추도록 멋지게 준비해야 한다.

셋째, 나그네 인생이 돌아가야 할 본향은 혈육과 함께 가야 할 곳이다. 본문 말씀 31절에 보면 ‘아브라함과 그 아내 사라가 거기 장사되었고 이삭과 그 아내 리브가도 거기 장사되었으며 나도 레아를 그 곳에 장사하였노라’고 했다. 야곱이 묻히는 고향 땅(가나안 땅, 천국)에는 야곱만 묻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할머니 사라 또 아버지 이삭과 어머니 리브가가 묻혔고 자기 아내 레아가 묻혀 있는 곳이다. 자기 가족, 자기 혈육이 다 같이 한 고향 땅에 묻힌 것이다.

그렇다. 나그네 인생인 우리가 돌아갈 본향 저 천국은 나 혼자 가야 할 곳이 아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나도 내 아내도, 내 자녀들도 같이 가야 한다. 내 가족, 내 혈육을 살려서 영원히 복된 천국에 이르도록 복된 나팔을 부는 기회가 되기를 축원한다.

동아교회 담임,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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