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제2장 개혁의 비전과 성경의 권위회복

교회의 개혁을 열망한다면, 종교개혁자들이 역점을 두고 노력하였던 일들, 그들이 성취했던 역사적인 업적들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도리어 종교개혁의 본래 정신을 회복해야하고, 그 진리들을 깨우쳐야만 한다. 종교개혁자들이 가르친 핵심 내용들과 유산들을 살펴볼 때에, 오늘날의 교회가 총체적 개혁하고 갱신해야만 하는 것들을 분별해 볼 수 있다. 지금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을 무엇인가를 염두에 두면서, 두 가지 영역을 살펴보고자 한다. 종교개혁의 영향력과 교훈들 속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진 사항들이었고, 한국교회도 철저히 되새겨야할 본질적인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가 직면한 부패와 무능력을 고치기 위해서는 지난 오백년 동안 계승해 내려 온 종교개혁의 핵심적인 교훈들에 대해서 주목하게 된다.

1.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게 하라

종교개혁자들의 글과 설교와 삶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두 가지 비전이 있다.

첫째, 종교개혁의 정신은 성경에 근거하여 온전하고 보편적인 기독교 교회를 재건하려 했었다. 종교개혁자들은 오직 성경말씀만을 선포하고, 하나님의 음성이 울려 퍼지게 하려는 열정이 있었다.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말씀으로” 살아간다(마 4:4; 신 8:3). 이런 성경중심적인 사고방식은 지금도 한국교회를 갱신하고 개혁하는 본질적인 내용이 되어야만 한다. 한국교회의 강단과 예배가 성경의 본질과 가르침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이 책에서 11장에서 다시 한번 다루게 될 것이다.

둘째, 종교개혁자들은 인간이란 무엇이며 (시 8:4), 과연 사람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성경적으로 심각하게 성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가르치는 선행이나 공로가 무익하다는 것을 폭로하기까지, 종교개혁자들은 인간의 본성과 의지에 대해서 어거스틴의 진실한 깨우침을 통해서 정립하게 되었다. 이 책 9장에서 자세히 풀이하였다.

종교개혁자들은 인간의 부패한 본성에 대해서 주목하였다. 우리 한국교회도 겸허하게 하나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들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교황이나 성직자들이나 수도자들마저도 하나님 앞에서는 별수 없이 죄인이다. 이런 확신을 가지고, 종교개혁자들은 순수한 성경의 가르침을 외치면서, 구원론의 왜곡을 밝혀냈다. 인간의 본질이 무엇이며, 과연 어떤 상태에 놓여있는 존재인가를 정확히 알게 된 후에,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만 의존하였다. 인간의 본성적 부패에 대한 통렬한 분석은 오직 성경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16세기 종교개혁은 결국 사람들이 성취한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사람들을 깨워서 일을 도모하도록 도와주셨다. 그들은 자신들이 부패한 존재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단 한 번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받아들였다.
 
<계속>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