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탁 기 목사

국가는 이념적으로 정부와 구별된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정부는 국가라는 권위를 업고 사람을 다스린다. 그 점에서 “정부는 국가”, “짐이 국가”라고 한 제왕국가와는 전혀 다른 말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국가를 대표한다. 국가라는 이름을 독점, 국민 앞에 나선다. 국가는 사회계약에 의해 형성되었다.

성서는 왕권과 국가의 폐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지도층은 사무엘에게 “우리도 다른 모든 나라처럼 왕을 세워 달라”고 한다.(사무엘상 8장) 사무엘은 이스라엘 지배층의 왕권수립의 요구에 반대했다. 그것은 이스라엘 지배층이 하나님의 주권을 배신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강요에 못 이겨 왕권을 승인하면서 단호한 경고를 내렸다.

“가로되 너희를 다스릴 왕의 제도가 이러 하니라 그가 너희 아들들을 취하여 그 병거와 말을 어거케 하리니 그들이 그 병거 앞에서 달릴 것이며 그가 또 너희 아들들로 천부장과 오십부장을 삼을 것이며 자기 밭을 갈게 하고 자기 추수를 하게 할 것이며 자기 병기와 병거의 제구를 만들게 할 것이며 그가 또 너희 딸들을 취하여 향료 만드는 자와 요리하는 자와 떡 굽는 자를 삼을 것이며 그가 또 너희 밭과 포도원과 감람원의 제일 좋은 것을 취하여 자기 신하들에게 줄 것이며 그가 또 너희 곡식과 포도원 소산의 십일조를 취하여 자기 관리와 신하에게 줄 것이며 그가 또 너희 노비와 가장 아름다운 소년과 나귀들을 취하여 자기 일을 시킬 것이며 너희 양떼의 십분 일을 취하리니 너희가 그 종이 될 것이라 그 날에 너희가 너희 택한 왕을 인하여 부르짖되 그 날에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응답지 아니하실 것이다”(사무엘 상 8장 11-18절)

사무엘은 이스라엘 지도층이 왕을 세우려는 것을, 다른 신을 섬기려는 동기로 보았다. 또한 군국주의가 발달할 것으로 보았다. 또 가난한 백성들을 노예화 할 것을 염려했다. 그리고 재산을 착취하고, 국가라는 이름 아래 가난한 백성을 비인간화 할 것을 예견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렇게 될 것을 경고하면서도, 왕을 세우기 원하는 저들의 소원을 들어주라고 했다. 당시 왕권을 주창한 사람들은 권력에 들어서서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 그러한 가망이 있는 계층의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비천한 자들은 왕권을 거부했을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은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을 반대하는 큰 주류가 있었다. 사사의 한사람인 기드온은 부족을 지휘해서 적을 물리쳤을 때, 그를 왕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에 기드온은 “내가 그대들을 다스릴 것도 아니요. 내 자손이 그대들을 다스릴 것도 아닙니다. 그대들을 다스릴 분은 하나님입니다”(판관기 8장 23절)하고 거절했다. 하나님이 통치하는 나라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고대 이스라엘은 12지파에 연유한 부족동맹이었다. 그들은 국가 이전에 사사들에 의해 결속되었다. 사사는 재판을 주관하는 원시부족의 추장과 같은 위치에 있었다. 이 부족동맹은 계약했다. 그 계약법은 공동의 하나님을 숭배하고, 복종하는 것을 중추로 하고 있었으며, 사사는 그것에 의해 권위를 가지며, 그 권위로 통치할 수 있었다. 사사는 전쟁이 일어나면 선두에 서서 전장을 이끌었고, 그 때 사무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상에서 살펴 본대로 전제군주는 철저하게 가난한 백성들을 노예로 삼고, 이용했다. 이것을 알았기 때문에 사무엘은 왕권국가에 대해서 경고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인 사울은 불레셋군을 물리치는 한 전선의 사령관에 불과했다. 그의 통치영역은 애매모호했다. 사울은 다윗이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 반란자들에 의한 내환과 외환에 시달리다가 아들들의 모반에 의해 등극 2년 만에 끝났다.

대한민국에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국민들을 생각하며, 하나님이 통치하는 새로운 세상을 기대해 본다.

그리스도교회협 증경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