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16세기 종교개혁은 결국 사람들이 성취한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사람들을 깨워서 일을 도모하도록 도와주셨다. 그들은 자신들이 부패한 존재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단 한 번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받아들였다. 지상에서는 완벽한 교회가 없기 때문에,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하는 교회”(semper reformanda!)가 되어야 한다고 확신하였다.

하나님의 동산에서 쫓겨 난 후에, 엉겅퀴와 가시로 뒤엉킨 세상 속에 교회가 세워진 까닭에, 각 교회가 처한 시대마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엄청나게 많은 세속의 영향이 들어와 있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고, 하나님을 아는 자연적 지식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땅 위에 살아가는 일반적인 사람은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계시들을 목격하고 있으면서도, 전혀 인식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롬 1:18-25). 하나님의 음성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정확한 분별력이 필요하며, 갱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이 추구했던 교회의 갱신과 개혁적인 제안들은 성경의 권위에 철저히 의존하였다. 비록 그들 사이에 서로 해석의 차이점들이 있고, 간혹 대립되는 부분들이 있다하더라도, 로마 교회의 전통이 아니라 성경에만 의존한다는 정신이 철저했다. 로마가톨릭에서 주장하던 전통이나 교회의 수장, 교황이 권위의 핵심이었으나, 종교개혁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최종권위를 바꾸었다는 점은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하였다. 종교개혁자들은 성경에 의해서 모든 교리들을 판단하라고 성도들에게 촉구하였다.

종교개혁 이전에 로마가톨릭 미사의 내용에서는 설교가 없었다. 유명한 설교자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행사에서만 강연이 있었을 뿐이다. 비로소 종교개혁자들에 이르러서 말씀의 선포가 정규적으로 강조되었고, 성도들의 교화를 이루고자 노력했다. 로마가톨릭에서는 미숙한 대중들이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한 토론주제들을 다루었을 뿐이었고, 청중을 잠에 빠져들게 하지 않으려고 달콤한 이야기나 재미있는 생각들을 사용하였다. 성경 말씀은 거의 들을 수 없었고, 자신들의 경박한 말을 두둔하려고만 끌어왔을 뿐이다. 루터와 칼빈은 말씀과 연계된 성령의 사역을 강조하였는데, 말씀으로 인해서 믿음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거나 가르침을 받는 동안에 그리고 성경을 선포하는 복음을 들을 때에 성령께서 반응을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루터와 칼빈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종교개혁자들은 로마가톨릭의 성직중심주의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발하였다. 로마가톨릭에서는 교회 내에서는 오직 공식적인 대언자의 신분을 가진 자들을 통해서만 어떤 특수한 방식으로 성령이 역사하신다고 주장하였다. 로마가톨릭에 의하면, 이 직분이란 기독교 신앙의 해석자들로서 인정을 받은 주교들의 상하조직체를 의미한다.

하나님의 말씀의 회복은 초대교부들의 삼위일체 신론을 회복하게 되는 성과를 가져왔다. 루터와 칼빈과 크랜머 등은 성부와 성자, 특히 성령의 사역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로마가톨릭 신부였던 레이몬드 브라운도 종교개혁자들의 강조점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계속>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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