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 대통령이 취임했다. 그런데 유독 신보수주의와 자유시장경제, 그리고 맘몬주의에 길들여진 한국교회의 일부 목사들이 새로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과거 이들은 “권력도 하나님으로부터 나왔다”며, “군사독재정권에 무조건 복종하라”고 외쳤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교인들과 목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새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면서, 비방하고 있다. 여기에다 피곤해서 졸고 있으면 여성목회자들을 향해 ‘아줌마’라고 부르며, 커피를 여러 잔 갖다놓고 ‘원-샷’ 하자고 한다. 우스운 것은 여성목회자들이 이 목사의 설교에 ‘아-멘’으로 화답한다.

이 목사의 막말에 염증을 느낀 M단체 기도회에 참석한 여성목회자 100여명 중 반이 예배가 끝난 후, 2부 기도회에 참석하지 않고 가버렸다. 이 같은 한 목사의 정치적인 발언은 단체 회원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목사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문제는 이 같은 막말이 곧바로 목회자의 신뢰성의 문제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난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이어진 촛불집회에서 그대로 보여주었다.

교인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다. 여기에 연인원 1천7백만명이 참여했다. 그런데 목회자들은 성직자 가운과 후드를 착용하고, 계엄령을 선포하라고 맞불집회를 강행했다. 이들 목회자들은, 모든 집회에서 바울 사도의 말을 인용해 “권력도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니 무조건 복종하고 따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념과 다른 정부가 들어서면, 무조건 반대 아닌 반대를 한다. 자신의 이념과 다른 정부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이것은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교회는 선교초기부터 지금까지 선교사들이 일본식민지세력에게 주창한 ‘정교분리’을 내세워 불의한 권력을 눈감아주고, 그 주변을 맴돌며, 온갖 혜택을 누렸다. 일본 제국주의 아래서 선교사들이 누린 혜택에 대해서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신학공부와 역사공부를 제대로 한 목회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3.1만세운동을 비롯한 기독교인들의 독립운동은 교회지도자들과는 무관하게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민족의식을 자각한 기독여성과 기독농민, 학생, 지식인들에 의해서 독립운동이 끊이지를 않았다. 결국 일본식민지세력을 정당화 해 준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결국 하나님을 배신하는 배교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일본 국가주의에 쉽게 굴복, 신사참배를 결의했다.

그것은 해방 후에도 이승만 독재정권과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을 정당화 해주는 일에 앞장섰다. 그리고 설교 때마다 “권력도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니 무조건 복종하라”고 외쳤다. 그런 보수적인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새로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은 분명 기독교의 관념이 크게 작용했다는데 반론의 여지가 없다. 독일교회를 비롯한 유럽교회는 히틀러가 유대인 600만명을 학살하는데 침묵을 넘어 동조했다. 여기에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핍박했다는 관념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면서도 한국교회는 남북한의 화해를 말한다. 평화와 민족화해에 대한 행동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오히려 화해보다는 전쟁을 해서 100만명이 죽어도 괜찮다고 한다. 민족의 자존심도 버리자고 한다. 정신대에 끌려간 조선의 여성이 돈벌기 위해서 자원했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민족의 처절한 고통의 현장에서 화해와 평화통일을 말해야 할 교회지도들이 한민족과 역사 앞에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한마디로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오늘 우리사회에서는 교회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려는 공조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미 많은 지식인 교인과 사회적 약자들이 교회를 떠났다. 특히 사회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지식인,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개신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일부 목회자들은 자신이 목사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한다.

그렇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가 계속해서 민심을 배반하면 한마디로 희망 없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가는 민족의 앞날을 가로막는 한, 교회는 민족사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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