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병 환 FC

출근길 뒤차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난 A씨는 스마트폰을 꺼내 사고현장을 찍은 후 보험사에 전송한 후 바로 자리를 떠납니다. 20분 거리에 있는 회사에 도착하기도 전에 보험금이 입금됐다는 문자가 도착합니다. 중국의 모 보험사에서 시행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미국의 보험사 오스카 역시 보험 가입자에게 웨어러블 기기를 주고 매일 목표한 걸음 수를 채우면 하루 1달러씩 보험료를 깎아줍니다. 일본에서도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하루에 8,000걸음 이상 걷는 고객에게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상품이 개발됐습니다.

영국의 보험 스타트업 ‘BBM’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 보장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보험 공동 구매를 주선해줍니다. 또한 중국 중안보험은 알리바바 등 온라인 쇼핑몰을 판매 채널로 활용해 배송반송, 항공 지연, 자동차 구매사기 등 인터넷쇼핑과 관련된 다양한 보험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보험사정 업무까지 인공지능(AI)에게 맡길 정도로 발달한 미국과 일본, 중국의 보험업계에 비해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하지만 발달한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보험사들도 빠르게 인슈테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인슈테크(InsureTech)란 보험(Insurance)과 과학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첨단 기술이 접목돼 더욱 편리해진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뜻합니다.

교보생명은 올해 안에 블록체인을 활용해 소액 보험금 자동 지급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해당 서비스는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아도 병원비 수납 내용이 자동으로 보험사에 전달돼 보험금이 지급되는 서비스입니다. 수도권의 대형 병원과 협약을 맺고 30만 원 이하 보험금을 자동 지급하는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동부화재와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등도 모바일에서 지문과 홍채인식으로 보험 계약까지 가능한 생체인증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라이나생명은 카카오톡 채팅을 기반으로 한 챗봇 상담 서비스를 통해 통화 시도나 대기의 불편함 없이 상담 서비스를 받도록 했습니다.

동부화재는 또 SK텔레콤의 T맵과 연계해 운행 중 안전운전 점수를 일정 기준 이상 받으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스마트 운전습관연계보험’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NH농협생명은 KT와 손잡고 웨어러블 기기 등을 활용한 맞춤형 보험 상품을 연구 개발 중입니다. 인바이유 등 보험 공동 구매 플랫폼 스타트업도 등장했습니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은 보험업계에서도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과거 보험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좋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보험료는 집요하게 받아내면서 보험금 지급은 복잡한 서류와 절차를 거치도록 해 포기하도록 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인슈테크가 발달하면 생체인식만으로 보험료 납입이 가능하고, 청구 없이도 지급되는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 보험사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입니다. 보험사정 업무와 가입 모니터링 또한 인공지능의 객관적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분쟁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슈테크 또한 보험설계사, 보험사정인, 상담사 등 많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신기술개발과 도입 등에 따른 보험사의 사업비 증가와 잦은 보험료 청구로 인한 납입 보험료 상승 우려도 있습니다. 특히 빅데이터의 보안이 해제될 경우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습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기술 개발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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