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원교회 정경.
보혈신앙 공동체로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회로 성장

공기도 좋고 한적한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노하길에 위치한 예원교회(담임 문재승 목사). 여느 교회와 달리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가 예배당을 가득 메운다. 도심교회도 아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데, 이곳에선 장차 이 나라와 세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의 꿈과 비전이 넘실댄다.

예쁘고 운치가 있는 예원교회는 비록 불편한 몸이지만 오직 말씀과 기도로 주의 종으로써 사명을 감당하는 문재승 담임목사의 열정과 티 하나 없는 아이들의 웃음, 그리고 가족보다 더 끈끈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성도들의 헌신, 이 삼박자가 고루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는 참교회의 모습이 무엇인지 본이 되고 있으며, 무한성장에 얽매어 본질을 잃어버린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회

▲ 예원교회 담임이자 잼스쿨 교장선생님인 문재승 목사.
겟세마네선교회(GEMF, Gethsemane Educational Missionary Fellowship)로 시작한 예원교회는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을 추구하고 있다. 주님께서 교회에 주신 영혼구원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오직 말씀과 기도로 평신도를 세우고, 혈연 중심의 가족공동체를 뛰어넘어 사도행전이 보여주는 보혈신앙 공동체를 이뤄 가고 있다.

오직 하나님을 향한 갈급함과 감사의 고백으로 드려지는 열정적 찬양, 시대와 형식을 뛰어넘어 현재를 사는 신앙인들의 심령을 감동시켜 하나님을 추구하게 하는 말씀의 은혜,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끌어안는 성령의 교제가 있는 예배를 드리며, 날마다 진리 위에 서가는 교회로 전진하고 있다.

이 교회가 오늘에 있기 까지는 백혈병이라는 큰 시련을 믿음과 성도들의 사랑으로 이겨내고 하나님의 목적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는 문재승 목사의 굽힘 없는 의지와 묵묵히 담임목사의 든든한 동역자로서 헌신한 성도들이 변함없이 동행했기 때문이다.

서울 봉천동에서 경쟁적인 목회 분위기 속에서 목회를 했던 문 목사는 2001년 갑작스럽게 백혈병이란 병마가 찾아와 6차례 항암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몸과 마음이 지친 문 목사는 3차례 하다가 멈췄고, 퇴원하면서 차라리 초야에 묻혀 지낼까도 생각했다. 그러다가 2002년 평일에는 이곳에 살다가 주말에만 올라가 예배를 드릴까도 고민했다. 그러자 성도들 10가정이 자신들도 가겠다고 나섰다.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처음에는 오래 전부터 인연을 이어온 민영기도원(원장 류길자 목사)에서 예배를 드렸다. 과거 암에 걸리신 어머니를 모시고 기도원을 찾은 것이 오늘까지 이어지게 됐다. 류길자 목사의 넘치는 사랑과 감싸는 마음이 문 목사의 발길을 붙잡았다. 실제로 문 목사는 류 목사의 믿음의 아들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 자신을 따라 내려온 가정도 주변에 임대 아파트까지 생겨나면서 20가정으로 늘었다. 도심에서 내려와 불편할 만도 한데, 오히려 교회를 향한 열정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렇게 이들은 하나의 신앙공동체로서 가족을 이루게 됐고, 오늘의 예원교회 터를 닦게 됐다.

아이들이 살아 있는 교회

예원교회가 남다른 것은 뛰고 놀고 배우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담을 넘는다는데 있다. 말 그대로 아이들이 살아 있는 교회다. 기성교회는 모두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들어 미래를 걱정하는 마당에, 이 교회만은 도심에서 떨어진 곳인데도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40여명의 아이들이 항상 북적된다. 다름 아닌 참된 교육이 무너져 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신앙과 인성교육의 기초를 세워주고자 시작한 꿈의 대안학교 ‘잼스쿨’이 있기 때문이다.

▲ 아이들 스스로 묻고 질문하고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모습.
아이들이 학교에서 구타와 시달림 등 어려움을 당하고, 세상 가치관에 물드는 형편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았던 문 목사는 성경 말씀대로 아이들을 양육하는 대안학교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키웠고, 함께 내려왔던 성도들이 동참해 ‘잼스쿨’이 탄생하게 됐다.

사교육과 왕따가 없는 학교, 사랑과 배려가 넘치는 학교, 재미와 학습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를 지향하는 ‘잼스쿨’은 문 목사가 교장으로, 학부모들이 저마다 달란트를 활용해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다. 견고한 신앙을 바탕으로 실력과 인성이 겸비된 차세대 리더를 세우는 진정한 교육의 요람으로서 성적지상주의 교육이 만연한 이 땅에 신선한 도전을 주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신앙 가운데 자기들끼리만 지내는 아이들이 장차 성장해서 험한 세상을 견딜 수 있을까라는 우려심도 생겼고, 몇몇 아이들은 결국 현실 교육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개인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 속에서 아이들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남을 도우면서 살아가도록 인성을 중요시 했다. 1등만을 강요하는 각박한 세상에서, ‘내’가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아이들로 길러내는데 초점을 뒀다. 아이들의 표정에 그늘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미있는 학교, 신나는 프로그램

실제로 ‘잼스쿨’의 교육은 일방적인 주입식이 아니다. 또 선생님이 만들어 놓은 계획에 따라 따라오도록 하지도 않는다. 아이들 스스로 자율적인 학습 분위기를 만들어, 자신들이 평소 궁금해 하거나 호기심이 있었던 것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학 진학을 앞둔 고3학년을 제외하고는, 초등, 중등, 고등부로 나누어 스스로 원하는 것을 배워 나간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한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도록 옆에서 지켜봐주고, 자꾸 동기를 부여해줄 뿐이다. 부모들이 무엇을 원하고, 학교가 무엇을 가르치는 지가 중요치 않다. 모든 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해답을 찾는다.

오전 9시 20분부터 시작되는 대안학교는 독서와 영어, 신앙예배, 음악, 컴퓨터 건축 프로그램 등 요일마다 프로그램이 달라지고, 야외 활동도 병행된다. 반별로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언제나 한 가족처럼 웃음꽃이 만발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자율적으로 하기에 실증을 내거나, 흥미를 잃지도 않는다.

▲ 반별로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모습.
자율적인 학습이라고 퀼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방학 때에는 선배들이 찾아와 후배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나누고, 어느 대학을 가야할지 망설이는 후배들에게 대학진로 고민까지 들어준다. 영어 수업 같은 경우에도 자체적인 프로그램 말고도 외부 인사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간 한 학생은 ‘잼스쿨’에서의 수업이 큰 도움이 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다. 학부모들도 2주에 한 번 정도 회의를 통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될지 고민하고,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잼스쿨’에서 빠지면 섭섭한 시간은 또 예배 시간이다. 딱딱한 일반 예배시간과 달리,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문 목사에게 집중한다. 문 목사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비교적 알기 쉽게 성경말씀을 전하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미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질문을 해서 답을 구한다. 그만큼 예배 시간도 부드럽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이렇게 매일 성경을 듣고 세상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아닌, 성경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배워 간다.

이처럼 아이들은 예원교회와 ‘잼스쿨’ 속에서 자신의 꿈을 키우고, 세상의 재원으로 자라고 있다. 세상이 정해 놓은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쓰임 받는 일꾼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신나게 놀고, 땀 흘리고, 배우면서 아이들은 협동과 배려, 나눔과 섬김을 몸소 터득한다. 그리고 스스로 예수님의 향기를 풍기고, 예수님이 진정 원하시는 모습으로 성장해 간다. 예원교회의 과거보다 현재,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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