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요즘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분명한 것은 이 의원의 발언은 여성 스스로 생명의 어머니며, 민족의 어머니를 비하해, ‘미친X’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그것은 이 의원이 여성의 민족사적 의의를 망각하고, 자본주의적 식민사관에 젖어 그렇게 살아 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 땅의 여성들의 민족사적 의의는 피억압민족의 고난 그 자체이다. 이들은 일제와 봉건주의 사회, 남성중심의 사회, 민족의 고난 밑바닥에서 고난당하는 사람들이었다.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중국, 하와이, 멕시코, 러시아 등지로 떠났던 우리 백성들의 고난을 아파했던 고난의 어머니이다. 또 남편과 아들을 독립운동의 현장으로 떠나 보내고 슬픔과 굶주림과 박해를 견디고 살았던 잡초와도 같은 고난의 어머니였다. 일본제국주의의 총칼 앞에서 목숨을 잃어버린 남편과 아들, 딸들을 목격한 고난의 어머니였다. 징용과 학도병, 정신대로 아리랑고개를 힘겹게 넘는 아들과 딸, 그리고 남편을 보면서 애통해 했던 고난의 어머니였다.

그 여성들의 고난은 민족의 고난이었으며, 민족의 삶 밑바닥에서, 민족의 삶을 이어가고 지탱했다. 그들은 민족의 어머니이다. 생명을 이어주는 민족사의 어머니다. 이들은 비록 민족의 자유가 무엇이며, 세계의 죄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몰랐어도, 민족의 자유와 해방을 외치게 한 역사의 밑거름이 되었다.

박순경 교수는 자신의 저서 <민족통일과 기독교>에서 “그의 유골이 만주 땅, 하와이 땅, 그 어디에 뭍혀 있어도 그는 세계사의 희생자요, 민족의 어머니이다. 민족의 땅을 잃어버리고 자유를 상실한 그는 민족의 희생자이다”고 했다.

일본군에게 몸과 청춘을 빼앗긴 채 목숨을 연명했던 정신대도 민족의 어머니이다. 그의 몸은 민족이다. 민족의 어머니들은 그렇게 짓밟혔다. 23만명이 정신대로 끌려갔다. 그 중에 10%인 2-3만명만 살아서 돌아왔다. 나머지 20만명은 태평양 어느 섬에 버려진 채 생사를 확인할 수 없다. 그들의 한은 오늘도 아우성치고 있다. 가해자들은 책임을 해피하며, 패권주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이런 위대한 어머니가 여성 국회의원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고 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육에 필요한 생명의 밥을 아이들에게 지어주는 생명의 어머니, 민족의 어머니, 역사의 어머니들이다. 역사의 어머니뙴은 생명을 잉태, 출산하고 양육하는 자는로서 뿐만 아니라 역사의 시련과 미래에로의 변혁의 밑바닥에서 고난 받는 자 됨에 있다.

역사의 구원과 자유는 어머니들이 사람대접을 받으며, 인간답게 사는 자유와 구원이다. 여성운동의 과제는 눌린자 여성들을 출발점으로 해서, 힘없는 여성들의 해방과 자유, 평등한 삶을 대변해야 한다. 자연생산의 어머니는 민족과 세계의 해방을 위한 역사의 예언자적 직분에서 자연생산을 넘어서는 어머니의 의의를 가진다. 이들이 있는한 생명의 어머니, 민족의 어머니들은 계속해서 자유와 구원, 그리고 평등을 향한 행진을 멈출 수 없다.

이 의원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를 향해 '동네 아줌마', ‘미친X' 등의 쓰레기 같은 발언은 자신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이며, 대한민국 최고학부를 졸업하고 여성지도자로 자처하며, 민족사적 의의를 가지는 민족의 어머니들의 밑바닥 삶을 인식하지 못한 지식인의 무식을 드러낸 것이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고난받는 자들 속에서도 고난을 당하며, 민족의 어머니로서, 생명의 어머니로서, 역사의 어머니로서, 삶을 이어가는 이 땅의 여성 노동자들이, 이 의원 말대로 밥하는 아줌마들야 말로 ‘생명의 어머니’라는 가치를 인정받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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