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탁 기 목사

예수님이 첫 번째로 물리치신 시험은 소유할수록 행복해진다는 물질주의이다. 물질이란 몸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예수님은 일용할 양식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공동체를 이루고자 했다.

이것은 바벨탑의 문화를 주장하는 강자들이 물질을 독점하여 압도적인 다수인 떠돌이가 되어 일용할 양식을 구할 수가 없어서 허덕이고 있을 때, 이들을 가난에서 해방시키는 일이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무엇보다도 먼저 먹을 것을 나누어주는 운동을 벌이셨다. 그리고 더불어 식탁에 둘러앉아 빵과 포도주를 나누는 전통을 세우셨다.

특히 사회에서 죄인이라고 천대를 받는 세리와 창녀들까지 초청, 같이 음식을 나누셨다. 죄인 취급을 받던 삭개오의 집에서 나눈 식탁이 바로 그것이다. 난쟁이인 세리의 집에서 잔치를 베푼 것을 생각해 보라. 거기에는 하나님나라의 환희로 가득차 있었다. 예수님은 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을 먹이셨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예수님의 나눔의 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예수님의 이러한 행동을 보고, 거룩하다고 하는 바리사이파와 유대인들은, “예수님은 죄인과 세리들과 먹고 마시기를 좋아하는 자”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들에게 자신을 수탈당하는 가난한 자와 병든 자, 떠돌이 등 보잘 것 없는 사람을 위해서 오셨다고 응수했다.(마가복음 2장13-17절)

목자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율법을 지킬 수가 없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는 이들이 죄인으로 보였다. 그러나 저들을 이렇게 만든 사람은 예수살렘을 중심으로 다수의 사람들을 억압하고, 수탈하는 사람들이었다.

예수님은 강한 자를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니라, 병든 자들을 위해서 오셨다고 응수한 것이다. 그리고 안식일법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님께서 가르주신 기도문도 일용할 양식의 문제였으며, 일용할 양식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사회를 이룩하는 것이 하나님나라의 첫 번째 조건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영생을 묻는 부자 청년에게 가진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를 따르라고 말씀하셨다.(마가복음 10장 17-27절, 누가복음 18장 18-27절) 부자청년이 예수님의 지시에 따랐더라면, 하나님나라의 잔치에 참여했을 것이다. 예수님은 한 미련한 부자의 이야기를 하시면서 자기를 위해서 창고를 더 크게 짓는 것이 얼마나 미련한 것인지도 깨우쳐 주셨다.(누가복음 12장 13-21절). 그리고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라고 권고하셨다. ((누가복음 12장34절) 반면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보면서 겉으로 거룩한 척 하지만, 속에는 탐욕으로 가득차 있다고 지적하셨다.

예수님은 채찍을 들고 성전에 들어가시어 대사제들을 강도의 무리라고 질책하셨다. 예수님은 사랑을 강조하셨다. 이웃을 제 몸처럼 사랑하라고 타이르셨다.(마가복음 12장 28-31절) 심지어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셨다.(마태복음5장 3-4절 )그리고 서로 용서하기를 일흔번씩 일곱 번이라도 하라고 가르치셨다.(마태복음 18장 25절)

이렇게 하여 시기와 질투, 원한과 자포자기에 빠졌던 사람들을 거룩한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으로 인도하셨다. 이들이 모여서 떡과 포도주를 나누는 것을 보시면서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다고 언명하셨다.(누가복음 17장 21절)

그리고 예수님은 “죄인과 세리가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고 있다”(마태복음 21장 31절)고 선언하셨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인가. 하나님의 나라는 가난하고, 병들고, 떠돌아 다니는 떠돌이들의 것이라는 것이다. 에예수님은 사람을 병들게 하고, 타락하게 만드는 ‘물질’을 철저하게 악으로 보았다. 그리고 여기에 맞서면서, 이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셨다. 그런데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는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나라를 말하면서, 예수님께서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들고, 떠돌아다니는 사람들과 함께 역사의 현장에서 벌인 하나님나라운동에 진정으로 참여하고 있는가.

그리스도의교회협 증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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