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 언 창 목사
사회가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는 가운데, 90대 고령의 장인이 부양 문제로 자식들이 말다툼을 하자 격분해 40대 사위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장인은 자신의 자택에서 막내딸과 큰딸이 부양을 문제로 말다툼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화가나 막내딸의 뺨을 1회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순간 자신의 아내가 맞는 소리가 나자 사위가 장인에게 대들었고, 장인은 허리춤에 숨겨뒀던 칼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위는 목과 가슴 등에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큰 사위의 제지로 사건은 일단락 됐고, 사위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장인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부양문제로 칼까지 휘두르는 사건이 일어났다는데 할 말이 없다. 우선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칼을 휘두른 것은 두말 할 것 없이 잘못된 일이다. 다만 90대의 고령이 오죽하면 칼까지 휘둘렀을까는 생각해볼만 하다.

사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부모를 공경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동방예의지국’이다. 그만큼 자식들이 부모를 공경하고 부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시대가 변하면서 부모부양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고,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의 비중이 점차 늘어났다. 독거노인이 많아짐에 따라 홀로 외롭게 살아가다가 아무도 모르게 고독사하는 일까지 비일비재해졌다. 이제는 국가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주고 모든 것을 다 주었던 부모인데, 경제활동을 멈추는 동시에 찬밥신세가 된다. 결국 부모와 자식은 갈등관계로 돌아서고, 부양문제 등으로 서로 남남보다도 못하는 지경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전국에 어르신들만을 위한 요양원이 즐비한 것만 봐도, 자식들이 부모를 얼마나 모시지 않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부모를 모시기보다는 부모를 맡기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지 않고 요양원 등에 보내는 것이 꼭 불효자이기 때문은 아니다. 솔직히 오늘을 살아가는 각 가정에서 나이가 많은 어르신을 모신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맞벌이 부부이거나 혹은 경제적 여건이 녹록치 않거나, 혹은 살고 있는 반경이 서로 너무 멀리 떨어진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자연스럽게 노인 요양원 등에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두고 불효자라고 치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다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맡기고 보자는 식의 행동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부모를 요양원 등에 맡겨 놓고 한 번도 찾아보질 않고, 팽개쳐 버리는 것은 자식으로서 도리가 아니다. 성경에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되어 있다. 부모공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만큼 부모의 가치는 그 어떠한 것으로도 보상할 수 없는 것이다. 흔히들 살아생전 부모님께 효도를 하라고 조언하곤 한다. 나중에 돈을 벌어서 부모에게 효도를 하겠다는 것은 너무 철부지다운 발상이다. 부모는 꼭 큰 것으로 효도를 해야 좋아하지 않는다. 작은 것 하나라도 순간순간 함께 할 때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잊지 말자.

예장 웨신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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