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3대 대표회장 선거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임기 4개월짜리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서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3명의 후보가 맞붙고, 교계 언론사들이 대리전을 치렀다. 그리고 여지없이 과거와 만찬가지로 선거꾼이 등장해 과열선거를 부추겼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는 군소 작은 교단의 개혁에 대한 열망의 목소리가 현실로 드러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과는 허공을 치는 목소리에 불과 했다.
한마디로 중소 작은 교단이 스스로 개혁의 열망을 꺾어 버렸다. 선거 전에 돌입해서 중소 작은 교단의 총대들은 직무정지를 당한 전직 대표회장이 속한 교단에게는 희망을 걸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 공언은 공허했다. 결과는 뻔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측의 엄기호 목사가 대표회장에 당선됐다.

엄 목사의 대표회장 당선은 후보 3명의 정견발표에서 결정됐다는 것이 뒷이야기이다. 중소 작은 교단의 총대들이 기대를 걸었던 김노아 목사는 정견 발표의 자리가 한풀이 하는 장소가 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목사는 한기총의 대표회장으로서 미래지양적인 정견발표를 보다도,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을 보냈던 언론사와 전직 대표회장을 비난하는데 집중했다.

김 목사에게는 한풀이의 자리가 되었으며,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의 리더십과 대표성 부재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중소 작은 교단의 리더로서 받은 서러움에 대해서 모두가 이해는 하지만, 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의 한국개신교 보수연합단체를 대표한다는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의 모습은 아니었다는 것이 총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이다.

여기에서 김 목사의 표가 10-20표 날아갔다는 것이다. 결국 대표회장에 당선된 엄기호 목사는 전체총대의 절반 정도로 겨우 당선됐다. 그렇지만 않았다면, 선거결과는 예측 불가했다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 엄 목사측이나, 서대천 목사측도 인정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한기총의 총대들도 그 만큼 성숙해졌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보수연합단체를 책임지고 나갈 인물은 정책과 비전, 그리고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중소 작은 교단의 총대들이 선거 당일 김 목사에게서 등을 돌린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교계 일간지를 비롯한 교계언론들의 형태이다. 교계 언론보도는 김노아 목사와 서대천 목사가 1.2위를 다투고 있는 것처럼 착각 할 정도로 보도 경쟁을 벌였다. 또 악의적으로 상대후보를 생채기 내기에 바빴다. 그런 사이 생채기가 나지 않은 엄기호 목사가 앞서 나갔다. 언로사별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한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뉴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그대로 실었고, 후보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와 거짓 정보는 카톡 등을 통해 그대로 총대들에게 전달됐다.

이는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결국 양측의 후보에 대한 소리는 빈 깡통과도 같았다. 한마디로 양측 모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으며, 중소 작은 교단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분명 이번 제23대 대표회장 선거는 흑색선전 등이 난무한 타락선거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며, 교계언론 모두가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선거의 또 다른 아쉬움은 총대들의 입에서 후보들과는 상관없이 돈!돈!돈! 돈의 돈!돈! ‘악마의 금전’에 대한 소리가 연일 터져 나왔다. 일부 맘몬에 길들여진 총대는 후보에게 조건을 내세워 많은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소문은 그냥 떠도는 소문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오늘 A후보를 지지 했다가, 다음날에는 B후보를 지지하고, 또 다음날에는 C후보를 지지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한 것은 분명하다. 한마디로 한기총 총대들에게는 봄날이었던 것이다. 과거 선거에서도 그랬듯이 대표회장 선거를 치르고 나면, 총대들은 1년치 용돈이 생겼다는 이야기는 그냥 헛소리가 아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오늘 한국교회 일부지도자들의 범죄가 끝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 한기총의 일부 선거꾼은 자신을 따르는 총대의 수를 계산해서 후보에게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총회 전날 몇 명이 모였다며, 총대의 수를 계산해서 수천만원을 보내라고 했다. 후보는 의심 없이 돈을 보냈고, 돈을 받은 지도자는 또 다른 후보를 찾아가 돈을 달라고 했다. 이것은 바로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보수 연합단체 일부 지도자의 모습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의 선거문화이며, 청산되어야 할 적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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