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종 문 목사

“민에 의한 민족통일! 이것만이 진정한 통일의 길이라는 확신 위에 우리는 민족통일운동을 전개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교로 하여금 통일운동의 전선에 나서야 한다는 결단을 하게 한다”

안병무 박사는 자신의 저서 <역사 앞에 민중과 더불어>에서, 그리스도교의 통일운동에 대한 결단을 촉구했다. 그리고 민의 의한 평화적인 민족통일도 강조하고 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절, 민족의 해방이 민족사적, 세계사적, 구원사적으로 매우 큰 의미를 갖는 만큼. 이제 그리스도인들은 평화적인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위한 중언자가 되어야 한다.

민족의 해방은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제국주의, 식민주의에 대한 심판을 의미한다. 또한 세계사에 대한 새로운 미래에로의 전위운동이었다. 이 같은 민족사적, 세계사적, 구원사적인 의미를 한국교회가 몰각하지 않았다면,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세계평화를 위해 크게 봉사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과거나, 지금이나 남북한 평화적인 통일과 분단극복이 남의 나라 일처럼 생각하고 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이유는 선교의 개념이 너무 협소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통일의 문제, 분단극복의 문제가 다른 누구인가가 하는 일이고, 통일 후에 남한의 교회가 북한에 많은 교회를 세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회가 바로 역사의 한복판에서 밀려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국교회는 지난 수년간 보수, 진보를 떠나 모두가 북한동포돕기를 비롯한 한민족 서로돕기, 남북한교회 교류 등을 활발하게 펼쳤다. 문제는 그것에 대해 “무조건 퍼주기”, “북한정권의 핵무기 개발비 지원” 등 비판의 목소리가 교회 내부에서 높였다.

정부차원에서 조성된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금강산여행이 중단된 상태에서 남북한 교류의 길은 갈수록 멀고 험했다. 여기에다 북한정권의 핵실험 등은, 평화적인 민족통일의 길을 험난하게 만들고 있다. 남한의 사드 배치 등은 이웃나라들과의 국제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으며, 통일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와 화해, 그리고 민족통일을 노래해야 할 교회는, 남북한의 분열을 고착화시키는데 일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예배시간 마다 빼놓지 않고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위해 기도를 한다. 그것은 행동하지 않는 교회의 관념적이며, 추상적인 통일운동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사실 한국의 기독교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노래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북한의 핵개발에 대응하여 남한도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아무렇지 않게 책임 없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은 핵무기 실험을 포기해야 함은 물론, 남한과의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 그리고 민족통일은 주변의 강대국들이 거져 가져다가 주는 것이 아니다. 분단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이다. 해방이후 지금까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한이 주체적으로 한반도에서 통일에 대해 논의해 본 적이 있는가. 한번 정도는 냉정하게 생각하고, 한국교회가 반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에 어떻게 봉사 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논의해야 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