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창 훈 목사

치료되지 않던 질병을 고침 받고 주의 종으로 부름 받아 전도자로 돌아다니며 주님을 외치다가 신학교에 입학하여 공부를 마치고 교회를 개척하여 목숨을 걸고 기도하고 전도하며 5년의 세월이 흘렀을 때 어느 날 혀가 힘이 없어지고 발음이 잘되지 않았다.

그것도 하나님, 제사장, 대제사장, 이스라엘 등등 목회자가 설교 할 때마다 쓰는 중요한 단어가 발음이 잘 되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졌다. 설교시간마다 성도를 보기에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해서 집에 들어오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침대에 누웠다. 앞이 캄캄하고 아무 대책이 없었다. 그래서 혼자 내린 결단은 하나님께 목숨을 걸고 부르짖고 기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깊은 좌절과 절망은 나를 그냥 두지 않고 하루에도 수백번씩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해서 좀처럼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이쯤 되면 누구나 우울증을 겪게 되고 목회고 목숨이고 다 집어던지고 싶은 극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럴 때 나를 살려주고 일으켜 세워준 것은 하루 세번씩 기도하는 작정기도의 힘이었다. 하루 종일 모든 것을 포기했다가 저녁 9시 기도회를 시작하면 자정이 넘도록 부르짖고 기도했다. 몇 시간씩 통곡하고 기도하면 낙심과 절망이 떠나고 다시금 사명에 불타는 가슴으로 주께서 바꾸어 놓으셨다.

날마다 삶과 죽음의 반복이요 연속이었다. 그때 내게 있어서 가장 아프고 쓰린 가슴은 정말 주님은 의리가 있는 분인가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동안 말씀과 기도와 금식과 전도에 목숨을 걸었고 내 삶 전부를 드리면서 헌신했는데 십 센치 남짓한 목이 닳아서 말을 제대로 못하고 있을 때 주님께서 이것하나 치료해주지 않으시고 그냥 보고만 계신가 하는 생각이 들면 서러움과 원망과 섭섭함으로 가득 찼다. 목회자는 그때도 낙심하거나 주저앉으면 안 된다. 끝가지 부르짖고 기도의 무릎을 꿇어야한다.

그 이유는 우리 주님은 살아계시고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고 일하고 계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우리의 헌신과 기도를 보시고 들으시고 아시는 분이시며 또 반응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살아계시는 주님은 부르짖고 간구하는 나를 5년 동안 지켜보시더니 성령의 강력한 불덩어리를 선물로 주셨고 여섯달 만에 완전히 치료해주셨다.

많은 목회자들이 정말 어렵고 힘든 몇 년 안 되는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해서 목회의 자리를 떠나거나 포기해 버린다. 그때도 주님만 바라보는 것이 목회자의 지혜요 자세일 것이다. 하나님께서 훈련하시고 연단하시는 시간을 내 필요와 내 인내의 한계에 맞추지 말고 하나님이 원하시고 하나님이 계획하신 시간에 맞추며 순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동아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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