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이 된 시인 ‘윤동주’ 탄생 백주년 기념전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일대기와 함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별이 된 시인 ‘윤동주’ 탄생 백주년 기념전이 인사고전문화중심에서 열리고 있다.

▲ 윤동주 시인의 탄생 백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는 인사고전문화중심 입구.

한국교회건강연구원(원장 이효상 목사) 주최, 한국기독교근대문화진흥원 주관, (주)화봉문고와 (사)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기념전에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자,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시인 윤동주의 부끄러워하는 얼굴과 촉촉이 젖은 목소리, 물기를 지닌 눈망울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오는 13일까지 2주간 열리는 기념전은 윤동주 시인의 어린 시절 모습과 당시 국내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소년 윤동주와 북간도 용정’을 시작으로, 윤동주 시인이 좋아했던 ‘해외 서정시인들(마리아 릴케, 꼭도, 바레리, 프랑시스 잠)’과 ‘국내 시인들(정지용, 백석, 이육사, 이상, 김영랑)’의 귀중한 작품들이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 윤동주 시인의 기념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이효상 목사.

또한 윤동주 시인의 멘토인 이양하 교수와 당숙 윤영춘, 동생 윤일주 시인, 그리고 연희전문시절 학창시절까지 동행할 수 있는 사진과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윤동주 시인의 재판 판결문과 용정 장례식 장면을 찍은 사진 등 안타깝게 젊은 나이에 죽음에 직면한 윤종주 시인의 아픔도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도 전시관에는 윤동주 시인의 죽음 이후 발간된 1945년 해방과 해방기 시문학을 비롯해 윤동주 시집과 시가 소개된 서적들, 윤동주 시집, 윤동주와 시의 맥을 잇는 크리스천인들(장정심, 박두진, 박목월, 김현성, 김남조), 윤동주와 함께 나온 시인들의 시집, 음악으로 알려진 윤동주 시세계, 그림으로 알려진 윤동주 작품, 학술 연구 비평 논문 평전, 추모집, 기념 예술작품 및 자료,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윤동주 관련 서적, 윤동주와 관련된 소설, 영화, 연극, 언론보도 등 윤동주의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완성된 작품을 총망라 했다.

▲ 별이 된 시인 ‘윤동주’ 탄생 백주년 기념전이 인사고전문화중심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작품을 둘러보는 관람객들.

기념전에는 다양한 윤동주의 작품 외에도 인간으로서의 윤동주를 좀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기념강연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기념강연은 이청옥 작가(윤동주 캘리그라피전)의 ‘시인 윤동주 캘리그라피를 만나다’를 시작으로, 4일에는 <윤동주평전>의 저자이자 소설가인 송우혜씨가 ‘윤동주와 시대정신’을, 9일에는 시집 <다시, 별 헤는 밤>의 저자이자 새에덴교회 담임 소강석 목사가 ‘민족 예언시인 윤동주론’을, 11일에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스터디 시낭송반 시올림의 ‘윤동주 시 낭송회’를, 13일에는 한국교회건강연구원장이자 서지연구가인 이효상 목사가 ‘시인 윤동주와 해방문학’을 주제로 열린다.

▲ 윤동주 시인의 친우인 송몽규의 조카인 소설가 송우혜씨가 기념강연에 나섰다.

윤동주와 생사를 함께한 친우인 송몽규의 조카인 소설가 송우혜씨는 지난 4일 ‘별이 된 시인 윤동주와 시대정신’에 대한 강연에서 윤동주가 사랑한 여성들과 창씨개명의 뼈저린 아픔 등 두 가지 사안을 가려내 살펴보면서 윤동주의 삶의 시를 기렸다.

송씨는 “잘생기고 수줍은 청년으로 한 번도 여자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는 윤동주로 알려졌지만, 첫 번째 사랑은 서울유학시절인 연희전문학교 재학 중에 시작됐고, 두 번째는 동경유학시절인 입교대학 재학 중에 시작됐다”면서, “특히 두 번째 사랑인 박춘혜에게 마음을 온통 빼앗긴 시기에 나온 시인 ‘봄’은 윤동주가 쓴 시 전체에서 가장 밝고 화사하고 즐거운 시”라고 밝혔다.

송씨는 “윤동주가 연전에 창씨개명계를 계출한 1942년 1월 29일은 그의 개인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날로, 그의 시 중에서 가장 강렬한 저항의식이 담겨 있는 유명한 시 ‘참회록’이 쓰인 때와 맞물렸기 때문”이라며, “그는 일제에 의해 멸망한 ‘대한제국’이란 왕조의 후예로써, 바로 자신의 ‘얼굴’이 그 ‘왕조의 유물’임을 절감하면서 ‘이다지도 욕됨’을 참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창시개명 계출을 앞두고 ‘참회록’을 쓰던 당시 그가 고뇌하던 의식의 갈피와 흐름이 명료하게 드러나 있다”면서, “일제가 조선에 시행했던 ‘창씨개명’이란 추악한 제도와 절차에 저항한 시로써 이처럼 깊이 있고 울림이 큰 시가 나왔다는 것은 민족사에 크게 기록할 장거라고 할만하다”고 평가했다.

송씨는 또 이날 현장에선 윤동주와 송몽규, 강처중 등 세 친구의 수려한 외모와 관련한 에피소드도 꺼내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 기념전이 열리고 있는 인사고전문화중심을 찾은 관람객과 관계자들이 함께 한 기념사진.

기념전 준비에 만전을 기한 이효상 목사는 “이 어려운 시대를 부끄럼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렇게 살아가는 느낌을 부끄러워하고 솔직히 고백하고 참회하는 그를 대면하기에 그의 시는 이 시대 시심의 부활과 더불의 시의 부흥을 꿈꾸게 한다”면서, “서지 연구와 수집의 세월 십년, 책을 한 권 한 권 모으다 보니 점이 선이 되고, 선이 원이 되고, 어느새 한 장을 마련하게 됐다”고 감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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