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종 문 목사

새해를 시작하면서 한민족의 동질성회복과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위해서 꿈을 꾸는 백성이 되자고 제안한다.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 한민족은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현장에서 평화에 대한 꿈을 꾸어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 교회를 세워야 한다. 지금처럼 평화통일에 대한 간절함이 있을 때가 없었다. 이제 한국교회는 2018년 무술년 새해를 맞아 평화통일과 인류의 평화에 어떻게 봉사하고, 행동할 것인가를 다짐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은 민간차원의 통일운동을 주도해 온 자랑스러운 전통을 갖고 있다. 이미 지난 80년대, 사회의 모든 분야가 독재정권의 억압 아래서 통일문제와 관련된 견해를 거의 내놓지 못하고 있을 때, 종로5가를 중심으로 한 한국교회는 정부의 방해를 뚫고 통일에 대한 논의를 꾸준히 벌여 왔다. 여기서 이루어진 논의를 바탕으로 1988년도에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관한 한국 기독교회 선언’(88선언)을 발표했다. 한마디로 통일논의의 기폭제를 제공한 것이다. 또한 예언자적인 전통에 의한 한국교회의 행동이었다.

소위 ‘88선언’은 분단체제 안에서 상대방에 대해 깊고 오랜 증오와 적개심을 품어왔던 일들이 우리의 죄임을 하나님과 민족 앞에 고백한 한국기독교 통일운동사의 중요한 이정표였다., 다른 종교와 구별되는 기독교만의 차별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한국교회의 노력은 세계 기독교계뿐만 아니라 북한의 공식 기독교단체인 조선기독교도연맹(당시)의 반응을 이끌어냈고, 이에 따라 남북한의 교회는 사회의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먼저 남북 교류를 시작했다.

지난 1986년 스위스 글리온에서 처음 만나 역사적이고도 감격적인 공동 성찬식을 거행한 바 있는 남북한 교회의 만남은, 남북한 관계가 여러 가지로 변화한 오늘날까지도 계속되어 왔다. 90년대 중반에 들어 북한이 거듭되는 홍수 등으로 심각한 식량난에 빠져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제일 먼저 북한 돕기에 나선 것도 한국교회였다. 이 같은 사례들은 한국 사회의 통일운동을 교회가 주도해 나왔음을 반증해 주는 대목이다.

이같은 한국교회의 평화통일을 향한 행진은 독일교회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 독일통일의 중심에 독일교회가 있었다. 독일은 두나라로 갈하져 있었지만, 교회만큼은 가라져 있지 않았다. 서로 교류하며, 독일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행동했다. 서독교회는 서독으로 탈출해 오는 동독인들을 도왔고, 동독 공산주의 아래서 신음하는 양심수와 정치인들을 도왔다. 하나의 게르만 민족을 위해서 기도했다. 세계교회에 호소했다. 결국 동서독의 교회는 독일통일의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의 주역이었던 잘못을 회개했다. 독일교회는 히틀러가 유대인 500만명을 학살하는데, 히틀러 혼자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종교적 관념이 유대인 500만명을 학살했다고 고백하고, 회개한 것이다.

그렇다 한국교회도 이념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종교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예수님의 ‘샬롬’에 의한 평화통일을 노래해야 한다. 그리고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그 곳에 교회를 세워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가 남북한 평화와 통일에 봉사하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한국교회가 세계평화에 봉사하는 것이며, 담보해 내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은 △전쟁불가 △한반도 비핵화 △대화 협상을 통해 평화적 해결 △남북한 간의 관계개선 등 4대 원칙에 합의했다. 이는 한국정부의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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