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종 목사.

2018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대한민국이 개인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행복한 나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이 땅에 소외된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나눔과 섬김의 물결이 홍수처럼 흘러넘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맘몬과 바벨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닌, 사람의 존엄성이 중시 되는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사실 작금의 세상은 인간의 존엄성보다는 물질이 그 자리를 대신 채워버린 악한 일들로 가득하다. 돈 때문에 천륜을 어기고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거나, 부모가 자식을 매몰차게 학대해서 죽음으로 몰아가는 일들이 비일비재 하다. 또 사회적 지위나 명예가 높고 돈이 많다는 이유로 자신보다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갑질을 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버렸다. 1등만 강요하는 세상으로 인해 꿈과 희망을 가져야할 학생들은 모두가 원치 않는 책벌레가 되어버렸고, 삐뚤어진 인성으로 인해 또래에게 무참하게 폭력을 휘두르는 잠재적 범죄자로 길러지고 있다.

물론 물질이 가져온 많은 이기들로 인해 삶이 윤택해진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을 보조해주는 기능이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더 나아가 인간의 머리 위에서 군림해 보편타당한 삶의 모습마저 변화시키는 것이 옳은 지에 대해서는 고심해야 한다. 간단한 예로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광풍인 가상화폐만 봐도 그렇다. 일확천금의 헛된 욕망만 팽배해 땀 흘려 정당한 수확을 바라는 인간으로서 느껴야할 노동의 대가마저도 상실해 버렸다. 오히려 정당하게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바보가 되는 기이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 무엇이 세상의 중심인지 헷갈릴 정도다.

올해는 이러한 폐단들이 말끔히 사라지길 바란다. 더 이상 이 땅에서 ‘헬조선’이라는 무서운 단어가 유행처럼 쓰이지 않도록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천하보다 귀한 생명보다 물질을 더 높은 곳에 둬서는 안된다. 돈과 권력, 명예 등 허울뿐인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그 자리를 생명이 대신해야 한다. 저마다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물질보다 생명이 먼저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작금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해 일부 아파트에서는 경비원을 부당하게 해고하거나, 갖은 편법으로 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경비원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어버리거나, 이제나 저제나 하는 마음에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돈이 인간의 최저 생존권을 박탈해 버린 것이다. 이는 환경미화원이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자리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관리비를 더 낼 것이니 경비원들을 해고하지 말아달라는 결정을 내린 아파트 주민들이 있다. 생각의 전환이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았을 때에는 뭐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개인이기주의가 팽배한 작금의 시각으로는 되레 의아한 결정이다. KBS 개그콘서트의 ‘봉숭아 학당’ 코너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패러디한 교장이 나와서 “사람이 먼저다”를 외치듯이 이 입주민들은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사람이 먼저다”는 진리를 외친 것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회가 아직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기도 하다.

갈수록 각박해져가는 시대, 2018년에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우리 인간의 존엄이 귀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돈이 결코 사람보다 먼저가 아니라는 진리가 통하는 대한민국으로 바로 서기를 기대한다. 2018년 대한민국 파이팅!

예장 호헌 총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