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이스라엘 백성들이 40여 년 동안 블레셋의 속국이 되어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삼손을 세워 블레셋으로부터 이스라엘을 해방시키시고, 20년 동안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 사역하게 하셨다. 삼손은 극적으로 등장해서 비극적이면서도 장엄한 최후를 마침으로, 드라마틱한 생을 살다 간 역사적 인물이다.
히브리서 11장 32절은 구약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가운데 삼손을 믿음의 조상 중의 한사람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만큼 그는 탁월한 면이 있었다.

사사기서의 삼손 일대기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시고자 하시는 교훈은 '반드시 유혹을 이겨야 한다. 유혹에 지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교훈이다.

우리말 성경은 유혹을 주로 '시험'이라는 말로 번역하고 있다. 시험이나 유혹은 똑같은 의미다. 마귀가 하나님의 자녀로 하여금 죄를 짓도록 유도하는 간교한 수단을 일컬어 '시험' 또는 '유혹'이라고 정의한다. 세상은 과연 유혹의 늪이다.

마귀의 유혹을 면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 번도 유혹을 받지 않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죄를 짓지 않고 자기를 지켜온 사람도 없다. 아담과 하와가 아직 죄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오염되지 않은 완전한 상태에 있을 때에도 마귀는 거침없이 찾아가 유혹했다.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의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오셨을 때, 사탄은 예수님이 유혹할 수 없는 하나님의 아들인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주저하지 않고 찾아가 예수님을 유혹(시험)했다.

마귀는 누구 할 것 없이 가리지 않고, 오늘도 유혹하는 그 현장이 바로 세상이다. 따라서 우리네 같은 평범한 사람이 마귀의 유혹을 받지 않고, 하루를 산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정신을 차리고, 똑바로 주변을 살피면서 하루를 살아야 한다.


어윈 루처목사(Erwin W. Lutzer. 시카고 무디교회 담임목사)는 유혹에 관하여 말하기를 "유혹, 그 자체는 죄가 아니지만 일단 나를 유혹한다는 것은 나를 전장으로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마귀가 나를 유혹하는가? 그것은 전장으로 "나와 싸우자."고 불러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영적인 전쟁, 유혹과의 전쟁에서 지면 다 잃고 만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기면 모든 것을 얻는다. 삼손을 통해 성경은 이것을 우리에게 교훈하려고 한다.


마귀가 우리를 유혹하는 목적은 우리의 거룩을 공격해서 죄를 범하도록 하는 데 있다. 삼손이 블레셋 여인 들릴라를 알게 되면서 사랑에 빠졌다. 아마도 삼손이 미인계(美人計)에 넘어간 듯하다. 사사기16장 5절은 블레셋 방백들이 들릴라를 미혹의 미끼로 삼손에게 접근시킨 목적이 나온다. “블레셋 사람의 방백들이 그 여인에게로 올라가서 그에게 이르되 삼손을 꾀어서 무엇으로 말미암아 그 큰 힘이 생기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능히 그를 결박하여 굴복하게 할 수 있을는지 알아보라…” 들릴라를 통해 삼손의 그 힘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것이었다.

삼손은 나실인(Nazirite. 하나님께 드려진 사람. 민수기 6장)이다. 나실인은 거룩한 사람, 드려진 사람, 헌신된 사람을 의미하는 용어다.

삼손은 민수기 6장에 있는 나실인의 규례대로 머리에 칼을 대지도, 술을 마시지도, 죽은 자의 몸에 손을 대지도 않는다. 이렇듯 일정 기간 동안 자기를 거룩하게 구별해서 하나님께 특별히 헌신하고 드리기로 약속한 사람을 일컬어서 나실인(후기 나실이)이라고 한다.

나실인은 자기가 하나님 앞에 헌신하겠다고 작심하고, 약속하는데 비해, 삼손은 어머니 태중에 있을 때부터 하나님께서 거룩하게 구별하신 일반 나실인과는 다른 나실인이다.

삼손으로 하여금 그가 태어나면 죽을 때까지 절대로 머리에 손을 대거나 칼을 대지 말고, 포도주도 마시지 말라고 했다. 머리를 자르거나 삭발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그의 머리 위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삿13:5)

삼손은 평생 나실인으로 하나님 앞에 거룩하게 바쳐진 사람이다. 만약 그 머리에 삭도를 대면 하나님과의 약속을 어기고, 거룩을 범하는 것이 되어 하나님이 주시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빼앗기게 된다. 그러므로 삼손에게 거룩을 지킨다는 것은 자기 생명을 지키는 것과 같았다.

블레셋 사람들은 들릴라를 앞세워 삼손의 이 비밀을 캐내려고 했다.

오늘날 마귀가 우리를 유혹하는 목적도 같다. 우리는 하나님께 평생 바쳐진 나실인이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거룩한 사람으로 구별된 자들이다.

우리는 거룩한 나실인이다. 신약적인 표현으로 하면 우리는 거룩한 성도이다.

하나님께서 창세전부터 우리를 거룩한 하나님의 아들로 선택하셨기 때문이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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