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점점 더 괴리되고 있다. 교회가 지역사회에 가난한 이웃을 돌봐야 한다며 날마다 부르짖어온 “소외된 이웃”이 남이 아닌 바로 교회가 되고 있는 셈이다. 교회는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 파송된 성도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이다. 따라서 과거 중세 수도원처럼 세상과 격리된 채 자기만의 수행을 하는 것은 세상을 구원해야 할 교회의 소명과 동떨어진다. 그런데 요즘 한국교회는 반강제적인 수도원 집단으로 변모하고 있다. 교회를 둘러싼 이웃들이 더 이상 교회의 존재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기독교계는 종교인과세 문제로 새 정부와 오랜 줄다리기를 했다. 2018년 시행을 앞둔 종교인과세안을 놓고 기재부와 보수 기독교계가 충돌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진표 의원까지 나서 국회에서 2년 유예법안을 발의했다가 오히려 여론의 역공을 맞을 정도로 일반 사회의 시선은 냉담했다.

지금도 매일 접하는 인터넷 뉴스에 한국교회와 관련한 이슈가 뜨면 바로 댓글에 “개독”, “먹사” 등 기독교와 목사를 폄하하는 낯 뜨거운 표현들이 난무한다. 일부 교회와 일부 목회자의 도덕적 일탈 행위는 이제 개인사에 국한하지 않고 한국 기독교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한국교회는 이를 일부의 현상으로 일반화하여 소위 기독교 안티세력의 소행 정도로 가볍게 치부하거나 무조건 남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될 것으로 사료된다. 과연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 일반의 부정적 정서와 안 좋은 이미지가 일부 교회 및 일부 목회자들의 일탈만의 문제일까.

지금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대 교단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한국교회의 모든 병폐를 집약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교회 정통 교단이라는 예장 통합의 경우 한 대형교회의 목회세습 문제가 엄청난 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해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예장 합동은 교단 신학교인 총신대 문제로 이미 교단의 위신이 추락할 대로 추락한 상태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경우 최근 새로 출범한 한교총에 통합 합동 기하성 총회장과 함께 감독회장이 공동 대표회장에 이름을 올리는 등 교계 연합사업을 주도하는 듯 했으나 최근 법원이 감독회장 선거를 불법 선거로 규정해 무효 처분을 내리면서 발목이 잡힌 상태이다.

이런 대형교단들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끼치는 악영향은 한 두 무자격 목사들의 일탈행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급력이 강하다. 그런데도 이들 교단들은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자기들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신념에 사로잡혀 반성의 기미도차 보이지 않고 있다.

또 하나 한국교회가 수년 전부터 “순교적 각오”로 대응하는 세력이 바로 동성애, 이슬람집단이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과 연합단체들 모두 하나같이 동성애와 이슬람을 적그리스도로 여겨 집단적인 대항에 한 치의 주저함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을 대하는 한국교회의 태도가 집단적인 “혐오”로 흐르고 있다는 데 있다. 동성애와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문제는 한국교회 뿐 아니라 이미 전 인류적 과제이다. 그렇다고 한국교회가 이들을 증오와 혐오의 대상으로 여기면 사회가 교회를 똑같이 대한들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기독교가 사회를 향해 혐오와 증오를 선동하면 곧바로 부메랑이 되어 내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