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타선 목사.

대한민국이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을 필두로 2002년 월드컵,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성공적으로 세계 4대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나라가 됐다. 먹을 것도 없어서 굶주렸던 이 나라가 장족의 발전을 통해 이제는 세계의 중심에 섰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온다.

특히 이번 평창올림픽은 전 세계가 마음 졸이며 지켜봤던 남과 북의 평화올림픽이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놀음에 놀아나지 않고, 오직 남과 북이 한마음으로 축제를 즐겼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울러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보여준 우리 선수들의 선전에도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이번 평창올림픽에도 옥의 티는 존재한다. 그것도 우리나라의 실수가 아닌 미국과 일본, 영국의 각종 망언에 있다. 그것도 3.1절 99주년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터져 나온 것이라는데 분개한다.

미국 NBC 해설자 조슈아 쿠퍼 라모는 개막식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다. 그는 일본 선수단 입장에 “한국을 1910년부터 1945년까지 강점했던 국가”라면서, “모든 한국인은 국가 발전 과정에서 일본이 문화적·기술적·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됐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대책 없이 말했다. 이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강력 비난했고, 결국 NBC는 공식 사과의 뜻을 밝히는 동시에 조슈아 쿠퍼 라모를 퇴출시켰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영국 일간 더타임즈도 남북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할 때 엉뚱하게도 독도의 소유권에 대해서 잘못된 정보를 흘렸다. 결국 정정 보도를 내고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이는 단순히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수준이었다.

한술 더 떠 일본의 아베 총리는 한일정상회담에서 부산 일본 영사관과 서울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철거 요구와 일본 영사관 앞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을 막았다. 특히 평창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한미군사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고 내정간섭까지 했다. 머리를 조아리면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큰소리를 친 것이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인들을 초대해 연 세계인의 축제인데도, 이들은 그릇된 역사의식으로 대한민국 전체를 욕보이게 했다.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하나님의 보우하심으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일제의 총칼에도 굴복하지 않고 독립을 이끌어낸 민족이다. 비록 남과 북이 갈라지긴 했지만, 한민족의 평화통일에 대한 갈망은 여전하다.

그런데 남의 나라의 소중한 역사를 왜곡하고, 심지어 내정간섭까지 하려는 처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러한 행태에도 한국교회의 침묵에 아쉬움이 크다. 3.1운동의 기폭제가 됐던 기독교가 아닌가.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외쳤던 수많은 기층민중들의 안식처가 아니었는가. 그런데 나라의 역사가 황망하게도 왜곡되고 있는데도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몇몇 애국자들이 외칠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기틀이 될 한국교회가 미국과 일본, 영국에 당당히 외쳐야 한다. 99년전 가장 낮은 자리에서 독립을 외쳤던 기독교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민족의 교회, 국민의 종교가 될 기본자세이다. 교회가 민족의식이 올바르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민족의식은 거꾸로 간다. 지금이라도 교회가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

3.1절을 앞두고 전 세계에 태극기와 애국가를 울린 우리 선수들의 선전에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하며, 이 평화의 물결이 계속 이어져 남과 북이 하루라도 빨리 평화통일의 과업을 달성하기를 소망한다. 더불어 한국교회가 민족의 푯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동시에 전 세계가 하나님 나라로 하나 되는 역사가 일어나도록 불철주야 노력하길 기대한다.

세계목회자선교협의회 대표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