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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한국교회, 한반도 평화의 마중물이 되라남북•북미 정상회담에 촉각…분단의 상징 아닌 합치의 결과물 나와야
유종환 기자  |  yjh44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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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2  16: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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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전쟁설까지 나돌 정도로 극도의 긴장상태에 놓였던 한반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기폭제로 남과 북이 정상회담 합의에 이르렀고, 원수지간이나 다름없는 북미 간 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면서 모처럼 한반도에 평화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남북 분단 70년 역사 속에서 남과 북은 물론, 미국까지 덩달아 평화 무드에 동참함에 따라, 전 세계의 이목은 이제 한반도에 피어날 평화의 꽃에 집중되어 있다. 남과 북이 한민족으로서 거듭날 것인지, 단순 이념 논쟁의 늪에 빠져 진일보 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한반도에 흐르는 평화의 훈풍을 거센 광풍으로 바꾸는 것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함이 뒤따른다. 남과 북의 진정한 하나 됨은 모두의 노력이 뒷받침 될 때 비로소 실체로 다가올 수 있다.

전쟁 위기에서 평화의 대화로

솔직히 평창올림픽이 개최되기 전까지만 해도 남과 북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궁지에 몰려 독이 잔득 오른 북한과 미국의 설전이 연일 오갔고, 급기야 모든 것을 1분 만에 결정한다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선제타격설’까지 불거지면서 한반도는 긴장상태에 놓이게 됐다. 그 수위는 갈수록 심해졌고, 이른바 ‘핵무기 발사 버튼’을 둘러싼 웃지 못 할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한반도 전체에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국제정세도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보다는,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의 현실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극도의 공포 속에 있었던 한반도에 한줄기 빛이 내렸다. 사방팔방으로 꽁꽁 막혔던 북한이 그들로서는 적대국인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고 싶다는 속내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대외적으로 북한이 자신들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자하는 연막이라는 말이 많았다. 일본은 아베 총리가 한미 연합훈련의 시기를 두고 도를 넘은 발언으로 내정간섭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도 개성공단 철수 등으로 벌어진 남과 북의 간극을 좁힐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어찌됐든 남과 북은 평창동계올림픽에 한반도기를 들고 당당히 공동 입장했다. 그리고 동계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모든 정치적 프레임을 걷어낸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꾸려 세계인들에게 감동의 물결을 선사했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비롯해 북한 고위급들이 남한을 찾았고, 북한 응원단의 응원세례도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말 그대로 이념과 정치를 모두 배제한 젊은이들의 각축의 장인 올림픽이 남북 화해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이렇게 시작된 평화의 불꽃은 3월 5일 대북 특사단이 북한을 방문하면서 현실로 이어졌다. 물론 여전히 태극기와 성조기를 앞세운 보수층에서의 날선 비판은 이어졌지만,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모두의 염원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대북 특사단은 개선장군처럼 △4월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 개최 △남북정상간 핫라인 설치, 정상회담 이전 첫 통화 △군사위협 해소 및 체제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 동의 △비핵화, 관계정상화를 위한 북미대화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한 핵·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남측 태권도 시범단 및 예술단의 평양 공연 등의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

여기에 더해서 남북 정상회담으로 그칠 줄 알았던 평화의 분위기는 북미 간의 정상회담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제는 북핵 폐기까지 거론되고 있을 정도로 속전속결로 처리되는 북미 간 대화에 전 세계가 놀랄 정도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은 대화하는 동안 미사일을 쏘지 않기로 약속했다. 또 그들은 비핵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훌륭하다”고 할 정도로 양국 간의 평화 무드는, 불과 몇 개월 전 서로를 향해 핵미사일을 겨누고 있었던 처지라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정도다. 전 세계는 이제 남북, 북미 간 정상회담이 열리는 4월과 5월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평화의 물결에 찬물 끼얹나

전쟁의 위기 속에서 평화의 대화로 남북 관계가 급진전 되자 한국사회는 물론, 한국교회 안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관은 저마다 성명을 긴급하게 띄우고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환영하기에 바빴다.

한기총을 비롯해 한교총, 한기연 등등 나름 보수층을 대변하는 연합단체에선 남북 대화를 적극 환영하고, 북한의 비핵화로 한반도에 보다 항구적인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했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북한 전역에서 활활 타올라 민족 통합의 완성 단계로 가길 바랐다. 한반도 긴장 완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남북, 북미 간 긴밀한 대화를 요청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들 성명은 대부분 남과 북의 대화 자체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 비로소 평화가 올 수 있음을 강조했다. 덧붙여 북한의 이례적인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소위 숨의 의도나 전략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일부는 화해무드에 젖어 끌려 다니지 않기를 바라고, 섣불리 대북제재를 풀어서 안된다는 입장까지 내놓았다. 여전히 북한을 믿지 못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셈이다.

살펴보면 ‘남과 북이 모두 잘해야 한다’가 아닌 ‘북한이 어떻게 해야 된다’를 강조할 뿐이다. 또 북한이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진정한 평화가 조성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는 입으로는 핵 없는 한반도, 전쟁 없는 한반도를 위해 ‘샬롬’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힘에 의한 평화인 ‘팍스’를 외치는 형국이다.

이는 얼마 전 모 단체가 3.1절 구국기도회 및 회개기도회에서 현 정부를 비난하는 모습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모처럼 부는 남과 북의 평화의 분위기에 찬물이라도 끼얹듯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빨갱이로 몰아세우고, 현 정부를 향해서도 ‘안돼’를 고래고래 외쳤다. 전 세계와 한국사회 모두가 남과 북의 평화를 축하하고 기대하는 가운데, 유독 이 단체만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아 대한민국’을 연달아 외치는 이들은 오직 자신들만이 대한민국의 최후의 보루이자 국민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정부를 부정하고, 대통령을 빨갱이로 몰아가는 이들의 행태가 과연 평화의 전도자로서 할 행위인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따른다.

이처럼 누구보다 평화를 외쳐야 할 한국교회가 복잡한 셈법에 빠져 남북 화해 분위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래서는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 수 없다. 오히려 남남갈등만을 부추길 뿐이다. 한국교회가 평화통일의 매개체가 되어야지, 평화통일을 저해하는 선봉에 서서는 안된다. 더 이상 이념 놀이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평화통일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념 논쟁보다 합치 결과 도출해야

우선 이번 남과 북의 대화를 올곧이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50회 대한민국 조찬기도회에서 말했듯이 대북 특사단의 평양 방문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큰 발걸음을 뗐다. 큰 산을 넘기는 했지만 이제 한 고비를 넘었을 뿐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더 많다. 이러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이를 폄훼할 필요가 없다. 닫혀 있던 남과 북의 빗장을 풀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개성공단이 처음 생겼을 때 남과 북의 소망이 됐듯이, 이번 남과 북 정상회담의 대화는 새로운 남과 북의 관계 설정을 위한 단초를 놓을 전망이다. 더욱이 미국과의 대화까지 이끌어 냈는데 단순히 이념적 논쟁으로 망설이기에는 너무도 아깝다.

오랜 반목과 갈등으로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가진 남과 북이 어떻게 하면 하나로 갈 수 있을지 지름길을 떠올려야 한다. 그리고 남북 화해의 중심에는 그 어떤 강대국이 아닌 남과 북 당사자들이 서야 한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손잡고 북한과 대화하며 한 걸음씩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나아가도록 기도해야 한다. 이념으로 점철되어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대업을 망치지 말고, 하나님께 지혜와 용기를 간구해야 한다. 화합하고 포용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에 옮겨야 한다. 독일교회들이 통일에 있어 주된 역할을 했듯이 남과 북의 교회들, 특히 남한의 교회들이 통일의 가교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더 이상 세속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남과 북의 평화통일에 눈을 돌려야 한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기쁜 일은 바로 한민족을 향한 한국교회의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노력이다. 이 땅에 가장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줬던 초기 한국교회의 모습이 북녘 땅에서 재현되는 것을 하나님은 원하시고 계시다.

다시 말해 ‘한국교회 88선언 30주년을 기념해 서울서 모인 국제협의회’ 성명을 빌려, 한국교회는 이 땅에 평화를 심고 희망을 선포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한반도의 긴급한 위기를 인식하며 한반도 갈등에 관계된 국가들을 대화의 장으로 부르고, 갈등의 경계를 넘어 평화적이고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일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특히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동포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경제제제 조치를 완화시키도록 간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를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요청해야 한다. 더불어 한국교회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적인 행동을 삼가야 한다. 한민족으로서 북한의 동포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대북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북한을 향한 적대적 경계를 풀어야 한다. 척박한 북한의 환경일지라도 그 속에서 복음의 울림이 퍼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지 북한이니까 ‘안돼’, ‘어려워’라는 편견보다, ‘그들도 사람이다’, ‘그들도 모두 똑같은 하나님의 자녀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남과 북의 관계가 비록 정상회담까지 이어진다고 해도 여전히 어렵고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관망하기에는 분단된 역사의 아픔이 너무도 크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기반으로 끊어졌던 남과 북의 연결고리가 다시 이어지길 바란다. 잠시 주춤했던 대북지원의 활로가 뚫리길 소망한다. 특히 북한 전역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널리 전파되어 분단의 상징이 아닌, 화합과 일치의 상징으로 거듭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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