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19세기 최고의 사건은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과 함께 미국을 중심으로 등장한 자본주의적 신자유주의 세계질서이다. 이를 세계화라고 하며, 경제와 윤리의 문제가 강하게 제기됐다. 이성적 합리성에 기초한 시장경제원리, 아니 자본주의적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윤리라는 당연한 원리가 통할까? 인간들 사이의 조화로운 삶을 위해서는 도덕적, 종교적 원리들이 선행어야 하고, 존재되어야 한다. 당연한 논리이다.

케인스는 경제활동에 있어 신학적 혹은 경제적 논거를 배제하고, 어떤 정치적, 종교적 간섭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강력히 주장했다. 그것은 국민경제에 있어서 윤리적 기초와 사회•기술 적 형성 사이의 관계규정이 어렵기 때문이다는 것이다. 에덤 스미스는 경제적 주체들의 자유로운 활동에 관한 이론을 정립했다. 스미스의 경제이론은 신학적이고 종교적인 배경을 빼고서는 말 할 수 없다. 오늘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경제와 윤리의 문제를 한국교회가 고찰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교인들과 국민들의 경제활동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경제와 윤리의 문제에 대해서 경시해 왔다. 그것은 한국교회를 책임지고 있는 목회자들이 교인들의 경제적 능경에만 관심하고, 그것에 뒤따르는 종교적 경제윤리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오늘날 세계경제 질서는 왜곡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학자 김광수 박사는 자신의 논문에서 “사회적 약자들은 빈곤이라는 뾰족한 가시를 철저하게 감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일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의 강자들은 자신들의 부를 숨김없이 드러내 보임으로써 가난한 자들과 노동이 가져다주는 노임의 생생한 상을 보게 될 것이다”고 경고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을 내세워 시장이론과 개념을 정립한 스미스는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종교적, 철학적 원리가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경제 윤리적 분석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의 사상이 정신사적, 종교사적인 의미를 볼 수 있다. 그의 사상에는 신학적, 복합적 복합물로서 세계를 종교의 전통적 교리와 세계관으로부터 결정적으로 행방시킨다는 자유주의 세계관에 뿌리를 둔 이신론의 사상이 짙게 깔려 있다.

이신론은 전통적 신학에서 신의 설비레 대한 이해, 즉 신이 자신의 계시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이 세상에 관여하고 통치한다는 이론을 거부했다. 이신론에 의하면 신은 자신이 직접적으로 세계에 관여하고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계획에 따라서 세계를 만들고 스스로 운행되도록 일정한 기계적 법칙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전통신학은 신과 세계와의 관계가 목적론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면, 이신론에서는 신과 세계와의 관계가 기계론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세에는 신학과 기독교적 윤리가 사회적, 경제적 삶을 규정했다. 인간의 종교적 구원, 영원한 나라에서의 삶이 모든 삶의 궁극적 목표였다. 때문에 지상에서의 경제적 삶이나, 그것을 위한 질서는 잠정적이었다. 이것은 이래도, 저래도 좋은 것이었다. 도덕적, 종교적 질서가 세속적인 삶과 경제적 필요에 선행했다. 한마디로 경제적 질서는 전적으로 종교적 질서, 즉 종교적 가치와 관습에 철저히 종속되었다.

중세적 사고는 종교개혁과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람들은 과거와 전통의 속박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갖게 되었다. 추상적이고 감상적인 하나님나라를 향한 삶에서, 현실적인 하나님나라운동으로 그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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