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주화는 투쟁에 의해 쟁취된 ‘투쟁의 산물’이다. 그러한 가운데 한국교회는 군사독재 시대에 민주화운동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가운데 <기독교사상 5월호>에서는 ‘특집-5•16 이후 한국 사회와 기독교’를 마련해, 박정희 정권 당시의 문제점을 꼬집고, 당시 정권에 저항했던 한국교회의 인물을 분석했다.

이번 특집에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정일준 교수를 비롯해 서울장신대 정병준 교수, 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 최태육 사무국장이 △박정희 정권의 유산,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박정희 군사정권에 저항한 한국교회 인물 분석 △초창기(1965-70)의 국가조찬기도회 등의 제목으로 참여했다.

정일준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한국의 보수 세력은 미래에 대한 전망 제시가 아닌 박정희 시대의 향수를 불러내는 퇴행적 방식으로 정권을 탈환했다”면서 “박정희 정권 시기는 잊힌 과거이다. 박정희-박근혜 정권을 제대로 평가하고 반성해야 정권실패, 나아가 국가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박정희 정권이 경제 발전에 부분적인 공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지만 한국 경제의 거시적인 흐름에서 보자면 경제 반전 초기 단계에서 일정한 역할만 했을 뿐이다. 그런데 박정희 개발 독재의 성과가 보수세력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과대평가되었을 뿐 아니라 신화로까지 격상되었다”면서 “산업화 세력에게 박정희 시대는 배고픔을 벗어나 산업혁명의 시대로 진입한 ‘성공시대’이다. 반면에 민주화 세력에게 그의 시대는 군사독재로 점철된 ‘야만시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시기의 경제성장을 특권화 시킬 일이 아니라 그러한 고도성장의 이면도 살펴봐야 한다”며 “재벌 중심의 경제체제와 지역불균형 성장, 노동 배제적인 성장전략은 온전히 박정희의 부정적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정 교수는 “박근혜 정권의 몰락으로 박정희 정권이 온전히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무대가 마련됐다. 이번에야 말로 박정희의 강시가 출몰하지 못하도록 관에 단단히 못질을 해야한다”며 “공은 공으로, 과는 과로 평가하자. 박정희 시대의 밝은 면은 밝게, 어두운 면은 어두운채로 드러내자. 이제야말로 독재와 정경유착, 그리고 남북대결을 넘어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덧붙여 “촛불집회로 정권을 교체하고 적폐청산에 나선 지금, 박정희 정권의 공과와 명암은 한낱 ‘옛 이야기’일 뿐”이라며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안의 박정희’를 몰아내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정병준 교수는 박정희 정권에 저항한 한국 개신교회 인물들을 거론하면서, “유신 치하 민주화 운동을 이끈 한국 개신교회의 운동을 흔히 명망가중심의 운동이었다고 평가한다”면서 “그러나 그 명망가들의 선도적 투쟁, 투옥과 고문을 이겨내는 신앙과 요기 이면에는 많은 이름 없는 목회자들과 교인들의 기도와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최태육 사무국장은 “박정희 정권 당시 대통령 조찬기도회를 통로삼아 국가권력과 기독교계는 서로 주고 받는 것이 있었다. 박정희 정권은 자신의 정책과 통치 이념을 지지할 수 있는 기독교 세력을 얻을 수 있었고, 기독교계는 권력의 인정 속에서 부흥과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조건들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사무국장은 “대통령조찬기도를 통해 국가권력의 통치 이념과 교회의 부흥성장이라는 신념이 밀착되었고, 이러한 정교 밀착은 국가권력의 안정과 기독교계의 종교적 기득권 보장이라는 상호 이익을 가다져 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호에는 특집 외에도 충청남도 선유문안 자료소개와, 평양에서의 3•1운동과 김선두 목사, 아시아태평양YMCA연맹의 역사와 현황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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