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서영 목사.

분단의 아픔이 조금씩 치유되어 한민족 번영의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일촉즉발의 남북 대치 상황을 벗어나, 이제는 한반도에 훈풍이 불어와 평화통일이라는 대업이 멀지 않았음을 실감케 한다. 역사적 남과 북의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에 이르기 까지 모두가 하나님의 은총으로 여기까지 왔음에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매서운 겨울을 뚫고 생동하는 봄을 맞이한 뒤 이제 활기찬 여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한반도 전역에도 평화의 용틀임이 가득하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남과 북 두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은 단절됐던 한반도의 줄기를 잇고, 한민족의 위상을 하나로 모았다는데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65년간 계속됐던 정전협정을 종전으로 전환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는 물론, 동북아,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의 단초를 놓은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이 평화의 움직임이 무의에 그치지 않고, 실천적인 노력이 뒷받침 되어 진정 한민족이 하나 될 수 있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남과 북이 합의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가 행동으로 드러나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북한이 미국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수순을 밟았다는 점이다. 여전히 북한의 행동에 의구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지만, 어찌됐든 과거와 달리 북한이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까지 귀결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점도 고무적인 일이다.

이제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공적 결과를 도출해 내어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이고 완전한 평화의 길로 가게 되기를 바란다. 두 번 다시는 남과 북이 대치상태에 있지 않고, 서로 동반자적인 입장으로 전진하기를 원한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처럼,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한 채 끝나지 말고, 세계 평화의 도화선이라는 생각에서 남과 북, 미가 희망적 메시지를 선포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그 가교 역할을 한국교회가 맡아서 해주기를 요청한다. 이념과 체제에 사로잡혀 두 손을 놓고 방관자적 자세를 보이는 과오는 이제 탈피해야 한다. 보다 건설적인 입장에서 남과 북의 하나 됨을 위해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막혀 있고 닫혀 있는 북한에 온전한 복음을 전하는데 소홀해서는 안된다. 또 단순히 복음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통일의 대업을 이어가고, 교회는 교회대로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덧붙여 교회가 교회다워질 때 비로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진정 교회가 남과 북의 평화통일을 위한 중매자의 역할을 하려거든, 먼저 세속적인 모습에서 탈피해 교회다움을 회복해야 한다. 목회자와 성도들도 회개와 각성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고, 사랑이 많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아 가야 한다. 교회가 온전히 설 때 이 나라가 바로 세워지고, 세계의 평화를 주도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모처럼 한반도 전역에 불고 있는 평화의 훈풍이 사라지지 않고, 더욱 거세져 동북아, 전 세계의 평화의 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세기총 대표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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