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린공동체 성정의위원회 주최 차별과 혐오로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특별주일 예배가 17일 향린공동체(강남향린교회, 들꽃향린교회, 섬돌향린교회, 향린교회) 각 교회 예배당에서 드려졌다.

이날 특별주일 예배에서는 각 교회별로 형편에 따라 성소수자들을 생각하는 다양한 예배가 드려졌으며, 공동기도문도 작성됐다.

섬돌향린교회는 다양한 소수자 사례집을 만들어 예배 중에 나눠 읽고, 이에 대해 소그룹에서 나눔 시간을 가졌다. 또 사례집을 인쇄해 교회에 부착했다. 향린교회는 퀴어를 상징하는 6색 무지개떡을 만들어서 예배 전에 교인들에게 나누어주고, 엘라이(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비성소수자 그룹을 지칭하는 용어)에 동참해줄 것을 부탁하는 캠페인을 개최했다.

다만 강남향린은 최근 불거진 예배처소 재개발 문제로 당분간은 여력이 많지 않은 형편인 상태며, 들꽃향린의 경우는 17일 주일 다른 일정이 있어 한 주 늦은 오는 24일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각 교회별로 교회 내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는 후속 프로그램을 계획할 예정으로, 7월에 있을 서울퀴어문화축제에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키로 했다.

이에 향린공동체 성정의위원회는 “대부분의 보수교회가 성소수자를 죄로 규정하고 정죄하며, 직간접적인 폭력을 휘두른다”면서, “그 사이에서 신앙을 가진 성소수자들은 갈 곳을 못 찾고, 방황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린공동체 교회들은 정치사회적으로 깨어 있는 민중의 교회, 모든 이들이 자신이 가진 특성과 무관하게 보호 받을 수 있는 보편 인권적 교회를 지향한다”며, “보수 교회의 성소수자 혐오가 점점 극심해져 이제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판단하고,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결심했다.

이들은 또 공동기도문을 통해 “차별과 혐오로, 존재를 부정당하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성소수자들이 있다. 주변으로부터의 따돌림, 전환치료라는 이름의 폭력, 언제든 이성애자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따뜻한 권유까지, 누군가는 혐오로, 누군가는 사랑으로 했던 말과 행동이 오늘도 성소수자들을 상처 입히고 있다”며, “너무나 끔찍하고, 때론 당황스럽고, 또 외로운 이 세상에서 성소수자를 따스하게 안아주실 이는 하느님뿐임을 믿는다. 이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동참하며, 진심으로 환대하는 공동체를 허락하여 주시고, 또한 이들이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도록 주님께서 인도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또한 “우리가 대놓고 혐오를 말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혐오를 말하는 이들을 막지 못했고, 우리의 행동 속에도 이러한 혐오가 녹아 있었음을 본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예수의 사랑이 아님을 알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기지 못했음을 회개한다”며, “우리의 잘못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눈과 잘못을 진심으로 깨우칠 수 있는 머리와 진정으로 성소수자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십시오. 우리가 더 이상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주께서 함께 해 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바랐다.

끝으로 “성소수자도, 성소수자를 혐오하고 차별하는 이들도, 향린의 이름으로 부름을 받은 사람도, 혹은 아직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까지도 모두 우리 하나하나의 모습임을 기억하게 해 주십시오”라면서,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피조물이고 사랑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주의 뜻을 따라 서로를 그 존재 자체로서 귀히 여기고 사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실 것을 믿는다. 주께서 허락하신 가장 고귀한 사랑을 지금 여기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소망했다.

한편 교회 내외에 만연하는 성불평등에 대응하고 내부적으로 교인들의 감수성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된 향린공동체 성정의위원회는 각 교회에서 성평등 조직(섬돌향린 성정의위원회, 향린 성평등위원회) 그리고 사회참여 조직(강남향린 사회선교부, 들꽃향린 목회운영위원회, 들꽃향린 사회부, 향린 사회부, 향린선교부 등)에서 대표를 파견해 관련된 이슈를 공유하고 공동의 활동을 하는 협의체 기관이다.

또한 각 교회별로 여성혐오(미소지니) 문화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교육과 행사 개최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보수 교회의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며 성소수자를 위한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