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영화제작자로부터 촉발된 미투(#Me Too) 운동의 폭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국내에서는 서지현 검사를 시작으로 유명 연예인, 연출가, 심지어 차기 대권주자까지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사회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여기에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는 위드유(#With You)가 확산되면서 닫혀 있던 여성들의 인권을 여는 등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익명으로 “아니면 말고”식으로 행동하거나, ‘특정한 목적’을 위해 미투 운동을 이용하면서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등 미투 운동의 본질이 훼손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침묵으로 일관했던 한국교회 안에서도 교회 내 미투 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피해자의 회복을 돕는 ‘기독교위드유센터’가 설립됐다. ‘기독교위드유센터’ 설립예배가 19일 오후 7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드려졌다.

‘기독교위드유센터’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이들은 이날 ‘피해자 지원 네트워크 출범 및 MOU 체결식’도 갖는 등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고통 받는 이웃들을 돕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교회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데 박수 받을 만 하다.

하지만 ‘기독교위드유센터’의 대표인 이진혜 집사의 남다른 전력 때문에 그 진정성에 대해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이 집사는 현재 내홍을 겪고 있는 성락교회(김기동 목사)측에서 분열되어 떨어져 나온 성락교회교회개혁협의회(교개협)측 인사다.

이 집사가 교개협의 일원이라는 것은 이날 집행부가 성도들에게 보내는 문자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문자를 통해 “2018. 6. 19.(화) 저녁 7시 종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기독교위드유센터 설립 예배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기장, 예장, 대한감리회, 성공회 목사님들이 참석하며 교계 언론, 방송 기자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지금 이 설립식에 교계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고 기독교위드유센터의 사역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우리 성락교인들이 교계와 연합하는 첫 만남의 자리가 될 것이다. 또한 교계가 추진하는 일에 물질로 후원하는 첫 사역이 되는 것”이라면서, “어디까지나 우리 개혁 성도들은 후원자의 입장에 있어야 하며, 이 후원사역을 성락교인들이 감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설립식에 많은 참여를 독려했다.

또한 이 집사는 지난 3월 JTBC <하나님 욕보인다며 ‘2차 피해’…교회 신도들 실명 ‘미투’>에 나와 김기동 목사의 미투를 폭로하며 경찰에 고소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언론중재위원회는 분쟁을 겪고 있는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교회측)의 성추행 의혹을 교개협의 주장만을 토대로 일방적, 편파적으로 방송한 JTBC에 대해, 교회측의 사실 확인을 충분히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교회측의 ‘반론보도’를 결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집사가 사회적으로 조금은 수그러든 ‘미투•위드유’를 굳이 한국교회 안에서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일부는 분쟁을 겪고 있는 교개협이 대사회적인 활동을 벌이면서 교계와 연합하고, 그 틈을 이용해 자신들의 지위를 선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개협과 극렬하게 대립중인 성락교회측은 보다 구체적으로 이 집사와 기독교위드유센터의 진정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교회측은 이 집사가 주장하는 성추행 자체의 진위여부에 대해 “(이 집사는) 임신을 목적으로 한 안수기도가 성추행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라면서, “교회에서는 누구나 병든 사람이나 축복을 원하는 사람의 신체에 손을 얹어 안수기도를 하는 것은 정상”이라며, 2016년 5월 15일로 거슬러 올라가 자세하게 설명했다.

교회측은 “이 집사가 안수기도를 받았던 곳은 약 1만여 명 이상이 예배를 드리고, 수백 명이 돌아다니는 ‘성락교회 크리스천세계선교센터’의 1층 로비였다. 당시에는 교개협 장학정 대표도 보고 있었으며, 김기동 원로목사는 자신의 신앙서적에 대해 ‘저자 사인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자신의 저서를 구매하고 사인을 받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주었고, 또한 안수기도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수기도를 해주었다”면서, “안수기도를 할 때에는 옆에서 같이 기도하며 안수기도를 받는 사람을 축복해주는 사람도 많았기에, 기도도 하지 않고 여기저기 더듬었다는 이 집사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JTBC 반론보도 이후 성추행의 허위성이 제보되자 말을 바꾸기에 이른다. 2018년 3월 23일 주일예배 후 광고에서 ‘당시에는 아들(당시 초등학생)이 왜 여기저기 만지느냐며 말했지만 그때는 목사님이 그럴 리가 없다며 아들을 나무랐다. 그러나 교회 사태 이후 윤 목사님을 만난 후 자신이 받은 안수기도가 성추행인 줄 깨달았다’며 주장하고 있다”며, “성범죄의 경우 성적수치심을 느낀 시점이 중요한데, 당시에는 안수기도를 받았고 기쁜 마음으로 자랑을 하고 다녔다가 나중에 성추행인 줄 깨달았다면, 이것은 성추행이라는 죄목이 성립되지도 않는 문제임을 가지고 JTBC라는 거대 방송사의 방송에 송출되기까지 했다는 것은 크나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회측은 교개협과 기독교위드유센터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교개협은 기독교위드유센터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개협 1기 부회장이며 2기와 현재 3기의 대표인 장학정 장로는, 성락교회의 성추문 X파일이 유포되기 시작한 지 고작 3개월 정도가 겨우 지난 시점에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제보했다”면서, “그리고 기독교위드유센터의 설립 소식과 및 후원금 모금에 대한 홍보 등은 2018년 5월 27일 교개협 자체 분리예배 때 광고로 진행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교회측은 “교개협은 성락교회 담임목사(감독) 김기동 원로목사와 김성현 목사에 대한 성추문과 재정문제 의혹으로 발족된 단체”라면서, “성락교회의 개혁을 요구하며 자체적으로 단체를 발족시켰으나 교회의 의사와 해명을 무시한 이들의 독립적 행동들은 전부 불법”이라고 못박았다.

아울러 “교회에 만기채가 들어와 부도 직전의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교회의 빚을 해결하려는 어떠한 협조도 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며, 교회 자산 중 교회의 미사용 자본인 남양주 토지와 구 예배당 일부를 처분한 것에 대해서 불법이라며 교인총회까지 가로막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토로하고, “자체 분리예배를 시작한 지 1년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들의 헌금 수입을 단 한 푼도 교회에 전달하고 있지 않으며, 자체적으로 유용하고 교회의 책임을 다하지 않아, 배임 혐의를 추궁당해야 할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개협의 일원이 안수기도를 받을 당시 성추행을 당했다며 허위사실을 주장한 뒤, 마치 선한 사마리아인인 것처럼 교개협과 자기 스스로를 포장해, 기독교내 성폭행 피해자를 지원하겠다며 ‘기독교위드유센터’를 설립한 것은 적반하장의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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