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직무대행을 세우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던 기독교대한감리회의 내홍이 또다시 점화될 분위기다.

당초 감독회장 직무대행에 선출된 이철 목사가 9월 재선거를 치러 감리교 사태를 잠잠케 할 것으로 예견됐으나, 현재는 직무대행이 장기집권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원래 시나리오는 선거무효에 따른 감독회장 직무정지 소송의 건에 대해 전명구 감독회장에게 항소의 기회를 제공하고, 항소심에서도 같은 판결이 날 경우 전명구 감독회장이 상소를 포기, 9월 말 감독회장 재선거를 치르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기감의 새 대표의 자리에 앉은 이철 직무대행이, 앞서 전명구 감독회장이 제기해 둔 항소를 취하하고, 감독회장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에 제기됐다. 그러나 직무대행은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오히려 직무대행 체제를 2년 이상 이어갈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돌았다.

이에 성모 목사가 이철 직무대행에게 항소취하를 빠르게 시행할 것과 감독회장 재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같은 행보였다.

결국 성모 목사는 ‘감독회장 선거무효소송 항소심 및 감독회장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취하서’를 법원에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성모 목사는 직무대행의 행보에 의혹을 제기하고, 전명구 감독회장의 지위를 회복시킨 뒤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소를 취하했음을 밝혔다.

동시에 성모 목사는 전명구 감독회장과의 감리회 개혁과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를 작성한 것도 공개했다. 이 합의서에 따르면 성모 목사가 기감을 상대로 제기한 감독회장선거무효 항소심 및 직무정지가처분을 모두 취하하는 대신 전명구 감독회장은 12월까지 교단 개혁에 힘쓰기로 합의했다. 이는 직무대행의 장기집권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직무대행은 ‘소취하 부동의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성모 목사의 입장에 동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밝혔고, 급기야 성모 목사는 지난 2일 ‘청구포기서’를 법원에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감독회장 선거 무효를 청구한 것이 원처무효가 되었기 때문에 전명구 감독회장의 복귀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이철 직무대행을 상대로 전명구 감독회장 당선인의 금권선거에 의한 선거무효 소송이 지난달 이해연 목사에 의해 제기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리교 감독회장 자리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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