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동 규 목사

하나님의 나라는 혼자 가는 곳이 아니다. 너와 내가 함께 가야 한다. 남한민족만 가는 곳도 아니다. 남북한민족이 함께 하는 곳이다. 그리고 세계민족이 함께 가야 한다. 그것은 법의 보편적 가치인 정의와 평등, 평화와 사랑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가 이러한 성서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독선과 아집에 묻혀 분열과 갈등을 일삼고 있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를 거부하는 것이다. 성서에 나타난 법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우리의 일 이전에, 하나님의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나라는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의 나라는 신구약성서에 나타난 법정신의 보편적 가치인 정의, 평등, 사랑, 인권을 회복하는 것이라는데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헌데 오늘 한국교회는 맘몬과 바벨에 길들여진 나머지 성서의 법정신을 상실했다. 가진 자의 편에 서서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이들의 정서에 맞는 교회당을 건축하며, 십자가탑을 높이는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 한국교회는 가난하고, 소외되고, 떠돌이, 장애인 등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거부하던 사람들을 귀하게 여겼다. 예수님의 법정신에 가치를 두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교회는 바리새파 사람들의 법정신을 따르며, 예수님이 귀하게 여겼던 이들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교회는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안식일이 되어야 한다. 오늘 교회가 이들에게 안식일 법을 적용해, 이들을 구속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또한 교회는 이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안간 힘을 쏟고 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결국 교회 내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분쟁 대부분은 맘몬과 바벨을 노래한 결과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부목회자들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교회내규를 비롯한 규칙, 심지어 헌법까지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고 있다. 사실 교회는 예수님을 교리화시켜, 교인들을 여기에 옭아매고 있다. 이는 결국 교회의 정체성과 본질을 뿌리 채 흔들어 놓고 있다. 흔히 종교학자들은 교회의 부패는 첫째는 예수님을 교리 및 제도화시키는 것이며, 둘째 성직자의 타락을 지적하고 있다.

오늘 전국 방방곡곡에 수많은 교회는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그런 사이 교회는 갈수록 사회적 공신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사회적인 영향력도 크게 상실했다. 교회와 목회자, 개신교의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 또한 개신교선교의 가장 큰 가치인 전도의 문도, 신뢰도가 떨어지는 만큼 좁아지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더 이상 교회를 사랑의 공동체로 인식하지 않는다. 가난한 교인들은 바리새적인 교회의 모습에 염증을 느끼고, 교회를 떠나고 있다.

이제 개신교회는 자기들끼리 싸우는 이상한 집단, 자기들만 아는 이기적인 집단, 거짓말을 일삼는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교회에 아무도 희망을 걸지 않는다. 이것은 개신교가 교회내 기득권자, 정치꾼, 가진자들의 관념과 집단의식의 구조악으로 인해 종교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분쟁으로 상처를 받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기독교인이기를 스스로 부인한다. 그리고 교회를 떠나 휴면상태에 들어간다.

그래서 한국교회를 걱정하는 목회자와 신학자, 그리고 교인들은 여기에서 멈추고 돌아서자고 한다. 계속해서 한국개신교회가 교회분쟁을 방치한다면, 복음전파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은 뻔하다. 가뜩이나 교인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의 교회의 탈법과 분쟁은 기독교선교에 방해만 될 뿐, 교인들에게 하나님나라에 대한 희망이 되지를 못한다. 이들이 바로 적그리스도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라고 한다. 성서로 돌아가 예수님의 법정신과 구약성서의 법정신을 이 땅에서 실현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의와 그의 나라를 구하는 것이 아니가.

예장 개혁선교 부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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